[여성경제 에세이]"아내-엄마-경제인…모든일에 최선"

  • 입력 2001년 10월 24일 19시 12분


온건함과 강인함 그리고 겸허함을 갖춘 여성경제인.

우리 여성 경제인들은 대부분 공통분모가 있다. 경제인 이외에 엄마로서, 아내로서, 며느리로서 ‘1인 다역’을 해내야 한다.

우리는 남성과 달리 해야 할 일들이 너무나 많다. 집에서 간단한 일이라도 해놓은 뒤에야 숨가쁘게 울리는 무선전화 소리를 벗삼아 사무실로 줄달음친다. 우리는 지식정보 사회의 새로운 패러다임에 더욱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 하루하루 바쁜 일정 속에서도 지칠 줄 모르고 뛰고 있다.

지난 수십년간 우리는 학연과 지연으로 뭉쳐 있는 남성들에 비해 기업을 경영하는 데 더 애로사항이 많고 인간적으로도 외로웠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제는 같은 길을 가는 여성 기업인들도 점점 많아지고 자연스럽게 네트워크도 만들어지고 있다. 게다가 지금은 여성 기업인들을 격려해주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어 우리의 능력을 힘껏 발휘할 수도 있지 않은가. 국내외를 막론하고 우리를 위해 펼쳐 있는 마당에서 마음껏 뛸 수 있다.

바로 얼마 전 노란 개나리꽃을 보았던 것 같다. 며칠전 행사 때문에 한 대학의 캠퍼스에 갈 기회가 있었다. 앞만 보고 그저 달리고 있는 마라톤 선수처럼 살고 있는 내게 캠퍼스는 어느덧 지금이 가을이 됐음을 알려주고 있었다. 가을임을 확인한 순간 내 몸과 마음은 평소에 잊고 생활했던 아내의 부드러움과 어머니의 강인함과 며느리의 겸허함을 왈칵 느낄 수 있었다.

그렇다. 여성 경제인들이여! 때로는 하루에도 몇 번씩 천국과 지옥을 오가는 우리의 바쁜 생활에도 불구하고 오뚝이처럼 다시 일어나는 싱그러움을 잃지 말아야겠다. 또 사회의 관심 속에서 우리 여성 최고경영자(CEO)들은 서로 격려하고 더욱 힘이 되어 주기 위해서 노력해야겠다. 아내처럼 부드러운 마음으로, 엄마처럼 굳센 마음으로, 며느리처럼 겸허한 마음으로 나 또한 무엇이든 최선을 다해 열심히 뛰겠다고 다시 한번 다짐한다.

<김혜정 삼경정보통신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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