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용기타]美 육사의 리더훈련 '의무가 먼저다'

  • 입력 2001년 10월 19일 18시 57분


▼'의무가 먼저다' 에드 루게로 지음/428면 1만2000원/해냄출판사▼

코소보의 조그만 마을에는 읍장 임무를 수행하는 유엔 평화유지군 초급장교들이 있다. 미국 웨스트포인트를 나선지 1년쯤 되는 이들이 400년이나 뿌리깊은 반목과 투쟁으로 찢기고 얼룩진 마을에서 조정자 판사 상담가 경찰서장으로 활동한다.

1, 2년안에 그런 책임을 맡게 될 젊은이들이 지금 웨스트포인트에 있다. 이 책은 2002년 졸업 예정자인 웨스트포인트 1학년 신입생도를 중심으로 입학부터 졸업까지의 일상을 통해 미국이 어떻게 리더를 길러내는지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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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도 웨스트포인트 출신이다. 그는 생도시절엔 미처 깨닫지 못했던 리더로서의 훈련과정을 관찰하기 위해서 다시 웨스트포인트로 돌아가 이 책을 썼다.

입교일 얼이 빠져버린 신입생들의 모습, ‘비스트배럭스’라 불리는 생도 기본훈련의 시작과 전투훈련을 통한 팀 리더십의 경험, 1학년 신입생도들 앞에 작은 리더로서 책임을 지는 2학년 생도들의 고민, 해군사관학교와의 경쟁관계에 놓인 풋볼시즌의 열광적인 분위기, 스포츠가 곧 종교로 중시되는 육사의 분위기, 엄격한 명예규율의 요구, 졸업식날의 감격 등이 실감나게 그려진 한편의 리더십 다큐멘터리라 할 수 있다.

기존의 리더십 책들이 행동지침들을 제시한다면 이 책은 말하는 대신 보여줄 뿐이다. 과거 군사독재에 대한 나쁜 인상으로 우리 사회에서는 군대를 리더십의 구현으로 받아들이는 인식이 희박하다. 하지만 그간 우리 사회가 자본주의의 생존윤리를 가르치는 MBA에만 주목했다면 이제는 의무를 앞세우는 리더의 자질을 훈련시키는 데 관심을 기울일 때가 아닐까. 이창식 옮김. 원제 Duty First(2001).

<송평인기자>pi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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