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신용카드 연체율 급상승…가계-은행 동반부실

  • 입력 2001년 10월 14일 18시 36분


경기후퇴가 장기화되면서 신용카드 연체율이 크게 높아지고 있다. 또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등 가계대출이 급증하고 있어 경기회복이 늦어질 경우 가계와 은행의 동반부실이 우려된다.

14일 금융계에 따르면 한미은행의 신용카드 연체율은 9월 말 현재 4.44%에 이르렀다. 이는 작년 말 2.32%보다 2.14%포인트나 높아진 것. 서울은행의 신용카드 연체율도 같은 기간 3.03%에서 4.39%로 높아졌으며 국민은행도 2.76%에서 3.69%로 상승했다.

저금리가 장기화되면서 자금운용에 어려움을 겪는 은행이 비교적 금리가 높은 신용카드 현금서비스 등을 통해 대출을 늘린 것도 신용카드 연체율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반면 가계대출 연체율은 하락하고 있다. 서울은행 가계대출 연체율은 작년 말 4.69%에서9월 말에 1.17%로 낮아졌다. 국민은행은 2.45%에서 1.6%로, 신한은행은 1.58%에서 1.30%로 각각 떨어졌다.

그러나 가계대출 연체율이 낮아진 것은 연체금이 줄어든 데 따른 것이 아니라 주택담보대출을 1∼9월 중 27조8000억원이나 늘린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은행들이 리스크를 적극적으로 관리해 연체를 줄이기보다는 대출금을 떼일 위험이 적은 주택담보대출을 늘리는 데 주력한 때문.

한 시중은행 신용카드 담당 임원은 “은행들이 신용카드 영업을 강화하면서 신용도가 다소 떨어지는 고객도 은행 신용카드를 이용하고 있다”며 “고객들이 신용카드를 통한 현금서비스나 할부구입을 늘리면서 경기침체가 장기화될 경우 가계부실이 우려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홍찬선기자>hc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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