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책]언어감각 키워주는 '씨앗은 어디로 갔을까…'

  • 입력 2001년 10월 12일 18시 21분


씨앗은 어디로 갔을까 달팽이를 따라가자/루스 브라운 글 그림 이상희 옮김/각권 24쪽 각권 6500원 어린이 중앙

말도 제대로 못하는 0∼3세의 아이를 교육시킬 때 부모들이 직면하는 고민은 아이가 무엇을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가늠할 길이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막막하다고 해서 ‘남들 하는 건 다 한다’는 식의 경쟁심리로 조기교육에 열을 올리는 것은 곤란하다. 전문가들은 이 나이 또래 아이들에게 가장 효과적인 교육방식으로 부모가 함께 그림책 읽기를 할 것을 권한다. 그러나 자녀의 눈높이에 맞는 그림책을 고르는 것 역시 쉽지 않다.

이 두권의 책은 이런 부모의 고민을 적당히 풀어줄 수 있을 듯 하다. 화면을 꽉채우는 풍성한 그림과 간결한 내용이 잘 조화를 이루어 언어를 통한 개념설명보다 그림으로 더 많은 것을 배우는 이 나이 또래 아이들에게 안성맞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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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텍스트를 살펴보면 ‘씨앗은…’은 땅에 심은 10개의 해바라기 씨앗이 자연의 시련을 딛고 하나의 훌륭한 꽃을 피운 다음 또 다시 씨앗을 맺기까지의 과정을 60어절도 되지 않는 짤막한 분량 속에 담았다. 이 안에는 자연의 순환, 숫자 세기, 생명의 탄생과 성장 등 풍부한 내용이 담겨 있다. 무엇보다 운율에 맞춰 번역된 문장들은 아이들의 언어 감각을 발달시키는데 도움을 준다.

‘씨앗이 열, 개미 하나가 영차/씨앗이 아홉, 비둘기 하나가 콕콕/씨앗이 여덟, 생쥐 하나가 쏘옥…’

‘달팽이를…’ 역시 ‘미끈미끈’, ‘영차영차’, ‘더듬더듬’, ‘아찔아찔’ 등 의태어나 의성어가 대구를 이루도록 리듬감 있게 배열해 아이들의 흥미를 자아낸다.

그림 역시 진딧물 하나에까지 두눈을 그려넣을 정도로 사실성을 극대화하면서도 따뜻한 느낌을 주기 위해 주인공 아이의 얼굴이나 두더지, 강아지, 달팽이, 생쥐 등의 표정을 귀엽고 정감있게 그렸다. 여백을 거의 두지 않고 등장하는 동물을 화면 중앙에 크게 그려넣어 아이들에게 정서적 충만감을 준다. 배경을 안정감있고 차분하게 처리하면서도 동물들의 역동성을 살려 따분하지 않다. 0∼3세용.

<김수경기자>sk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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