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이창호9단 "다음 무대는 중국"

  • 입력 2001년 10월 8일 19시 28분


이창호 9단이 내년부터 중국 바둑계에 진출한다.

중국 프로기사 마샤오춘(馬曉春) 9단은 최근 상하이(上海) 신민만보(新民晩報)와의 인터뷰에서 “이 9단이 내년부터 내가 소속된 저장(浙江)팀의 일원으로 중국 갑조 바둑리그에 참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갑조 바둑리그는 주요 도시별 연고를 가진 12개팀이 2차례 리그전을 벌여 우승팀을 가리는 대회로 중국 최대 기전이다.

마 9단은 “추석 전 한국기원을 통해 이 9단에게 의사를 타진한 결과 ‘참가 여부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답신을 받았다”며 “답신의 전후 맥락으로 볼 때 이 9단의 참여는 거의 확정적인 상태”라고 말했다.

저장팀은 마 9단과 위빈(兪斌) 9단 등 중국 정상급 기사가 소속된 팀으로 올해 을조에서 우승해 내년엔 갑조로 올라가게 됐다. 저장팀은 갑조 우승을 위해 이 9단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판단해 스카우트에 적극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마 9단은 “국내외 대국 일정이 많은 이 9단이 갑조 리그의 모든 대국에 참가할 수 없기 때문에 저우허양(周鶴洋) 8단 등이 소속된 충칭(重慶)팀, 창하오(常昊) 9단의 상하이팀 등 강팀과 붙을 때만 이 9단을 내세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 9단도 8일 기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다음 주부터 중국에서 열리는 농심배에 참여할 때 정식 계약 조건 등을 알아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 9단은 원래 중국 대회 참여를 완강히 거절했으나 마 9단의 끈질긴 설득으로 마음을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이 9단은 최소한 5000만원 이상의 대회 참가비와 성적에 따른 보너스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올해 진행되고 있는 갑조 바둑리그에는 유창혁 9단(윈난팀), 목진석 6단(중칭팀), 김영환 6단(푸젠팀), 박승철 2단(구이저우팀) 등 6명의 한국 기사가 참여하고 있다.

<서정보기자>suh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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