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세계치과의사연맹 차기회장 윤흥렬 박사

  • 입력 2001년 10월 5일 18시 36분


“미국의 테러 참사로 인해 제게 우호적이던 미국과 유대계 투표권자들이 참석지 못한 상황에서 거둔 승리라 더욱 뜻깊습니다. 한국의 치과의사라는 점이 자랑스럽습니다.”

지난달 27일 말레이시아 콸라룸푸르에서 열린 세계치과의사연맹(FDI) 차기 회장 선거에서 압도적인 표차로 당선된 윤흥렬(尹興烈·60) 박사는 5일 당선 소감을 이렇게 밝혔다. 윤 박사는 3일 귀국한 뒤 4일부터 자신이 운영하고 있는 서울 종로구 세종로 상아치과에서 환자들을 진료하고 있다. 환자들은 각계에서 답지한 수많은 축하 난화분을 보고 그에게 축하 인사를 건넸고 새로 온 일부 환자는 이를 보고 “개원했느냐”고 묻기도 했다.

그는 이번 선거에서 유효표 104표 중 71표(68%)를 획득해 33표(32%)를 얻은 벨기에의 미셀 아덴 후보(여)를 눌렀다. 이번 선거는 국내 치과의사들 사이에서 올 7월의 국제올림픽위원회(IOC) 회장 선거에 이어 두 번째로 열리는 ‘한국과 벨기에전’으로 불리기도 했다.

FDI는 149개국에 75만명의 치과의사를 회원으로 둔 거대한 민간단체. 그는 “투표 전 노르웨이 대표가 ‘IOC 회장에 이어 FDI 회장까지 한 나라에 몰아줄 수는 없다’고 말했을 때 당선을 기대했지만 상대 후보가 내세운 ‘연맹 창립 101년 만의 첫 여성회장’이란 슬로건에 일부 회원들이 호응하는 것 같아 안심할 수만은 없었다”고 투표 당시를 회상했다. 그는 2003년 9월부터 2년간 회장직을 맡게 되며 이전까지 차기 회장 자격으로 총회와 학술대회 등에 참석하게 된다.

그는 “매년 5월 31일 ‘세계 금연의 날’에 ‘치과 스티커’를 전세계에 판매해 개발도상국 구강보건 지원금으로 사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92년부터 FDI 상임이사를 지내면서 지금까지 마일리지 100만㎞가 넘는 ‘기록적 출장’으로 걸핏하면 치과병원을 비워 환자들에게 늘 미안했는데 이번 기회에 이해를 구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1990년부터 3년 동안 대한치과의사협회 회장을 지냈으며 1963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영화평론 부문 당선자이기도 하다.

<이성주기자>stein3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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