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美뮤추얼펀드 주식처분 현금化… "대규모 환매 대비"

  • 입력 2001년 9월 26일 18시 44분


미국 주식형 뮤추얼펀드의 일부 매니저들이 테러사태 이후 대규모 환매사태를 우려해 현금 보유 비중을 크게 늘리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5일 보도했다.

FT에 따르면 지금까지 대규모 환매사태가 발생했다는 확실한 증거는 없지만 뮤추얼펀드 매니저들은 환매에 사전 대비하기 위해 주식을 매도하고 있으며 주가 급락에 따라 주식 보유분의 가치가 감소하면서 현금 비중이 상대적으로 더 높아졌다는 것.

펀드매니저들이 현금 비중을 늘리는 추세가 계속될 경우 한국을 포함한 이머징 마켓에 투자된 자금도 현금화 압력을 받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FT는 캠벨 카우퍼스웨이트의 영업이사인 리즈 앤 손더스의 말을 인용해 “미국의 중대형 뮤추얼펀드 중 일부는 포트폴리오의 20%까지 현금 비중을 늘리고 있다”고 전했다. 뮤추얼펀드의 통상적인 현금 비중은 5∼10% 정도.

펀드 평가기관인 리퍼의 애널리스트인 돈 캐시디는 “분기말이 다가오면서 일부 매니저들이 분기 보고서에서 주주들에게 보수적인 인상을 심어주기 위해 더 많은 현금을 확보하려고 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펀드매니저들은 테러 사태로 인한 휴장 기간에 어떤 종목을 매도할 것인지를 생각할 시간이 충분했다”면서 “펀드매니저들이 주식을 매도했다는 것은 주가가 급반등할 가능성이 없어 재매수에 나설 필요를 느끼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전체 가구의 절반 정도가 가입해 있는 주식형 뮤추얼펀드는 이들의 저축 수단의 근간을 이루는 것으로 환매가 급증할 경우 주식시장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박정훈기자>sunshad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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