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추석연휴 전쟁이라도"…투자자 '불안한 명절'

  • 입력 2001년 9월 25일 18시 50분


이번 추석 연휴 기간 중에는 미국의 테러보복 전쟁이 시작될 가능성이 높아 주식투자자들은 불안한 명절을 맞게 될 전망이다. 24일 미국 증시가 급반등한 것과 고객예탁금의 꾸준한 증가 추세만 믿고 주식을 갖고 가기에는 ‘전쟁 리스크’가 너무 크기 때문이다. 만에 하나 돌발변수가 생길 경우 연휴기간 중 불안심리가 증폭돼 장이 열리는 4일 큰 충격을 몰고 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증시 전문가들은 여러 가지 불확실성을 이유로 ‘주식 매도-현금 확보’ 쪽으로 무게를 싣고 있다.

피데스증권 정동희 투자전략팀장은 “지금은 조그만 충격에도 투매가 발생할 수 있는 분위기”라며 “펀더멘털이 악화되고 있는 시점에서 전쟁까지 터진다면 투자자들은 주식 대신 현금을 보유하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목요일과 금요일 이틀간의 투매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신한증권 박효진투자전략팀장은 “만일 27일까지 대규모 전쟁이 시작되지 않는다면 ‘일단 주식을 털고 보자’는 세력이 자연히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연휴전에 전쟁이 시작된다면 불확실성의 제거라는 측면에서 주가는 오를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주식 매수세는 더 늘어날 수 있다”며 성급한 주식 매도는 자제하라고 덧붙였다.

전쟁이 속전속결로 끝날 수 있다는 데 높은 점수를 주는 전문가들도 있다. 추석연휴 기간 중 ‘미국의 승전’으로 가닥이 잡힌다면 주가가 급반등할 수도 있다는 논리다. 현대증권 오현석 선임연구원은 “추석연휴 기간 중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공습이 시작돼 조기 종전 쪽으로 방향을 잡는다면 주가 측면에서는 커다란 불확실성이 해소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이 경우 주가는 V자형 반등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오 연구원은 “하지만 이번 전쟁이 아랍권과 서방의 전면전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10% 이상이기 때문에 조급하고 무리한 매수보다는 주가가 하락할 때마다 내수 관련 우량주를 중심으로 조금씩 주식을 사는 차분하고 꼼꼼한 전략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박정훈·이완배기자>sunshad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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