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화제]한국양궁 2진 나가도 '세계 제패'

  • 입력 2001년 9월 23일 18시 24분


자랑스러운 한국남자양궁 4인방. 왼쪽부터 박경모 연정기 김원섭 이창환.
자랑스러운 한국남자양궁 4인방. 왼쪽부터 박경모 연정기 김원섭 이창환.
한국양궁이 세계선수권대회 7연속 종합우승을 달성했다.

한국은 22일 중국 베이징양궁센터에서 열린 제41회 세계양궁선수권대회 마지막날 남자 단체전 결승에서 이탈리아를 247-244로 꺾고 이번 대회 세 번째 금메달을 획득했다.

준결승에서 이탈리아에 패한 여자팀은 3, 4위전에서 우크라이나를 247-223으로 누르고 동메달을 따냈다.

이로써 한국팀은 이번 대회 4개의 금메달 중 여자단체전을 제외한 남녀개인, 남자단체 등 3개를 휩쓸었고 은1, 동메달 2개를 추가해 종합우승을 차지했다.

전통적으로 여자에 밀려 약세를 보였던 남자대표팀이 이번 대회에서 개인과 단체전을 모두 제패한 것은 이변. 남자팀은 특히 ‘극기훈련 항명파동’으로 1진이 아닌 2진급 선수들이 긴급 소집돼 훈련 한달 만에 이룬 성적이어서 주목이 된다.

이는 “누가 나가도 세계정상급 실력”이라는 한국의 두터운 선수층을 증명한 셈. 게다가 ‘2진급’이라는 불명예를 씻기 위해 선수들이 똘똘 뭉쳐 정신력을 발휘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개인과 단체 2관왕을 차지하며 이번 대회 최고의 스타로 떠오른 ‘늦깎이’ 연정기는 “다른 선수들의 ‘대타’로 출전했다는 점이 더욱 분발하게 만든 계기가 된 것 같다”고 밝혔다.

‘난공불락’을 자랑하던 여자팀이 단체전 준결승에서 1번 주자 김경욱의 부진여파로 어이없이 이탈리아에 231-240으로 무너진 것은 한가지 아쉬운 점. 하지만 3년 만에 컴백한 ‘주부궁사’ 김경욱은 대회 내내 남녀선수단의 정신적 지주 역할로 맡은 임무를 다했다.

‘극기훈련 파문’의 책임을 지고 출국에 앞서 사의를 표하고 중국으로 떠났던 정필우 대표팀 감독은 “어수선한 분위기와 짧은 훈련기간에도 최선을 다해 좋은 성적을 거둔 선수들에게 고맙다. 나름대로 만족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상수기자>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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