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삼성전자 3분기 적자 우려…매출 14.5% 감소

  • 입력 2001년 9월 20일 19시 03분



삼성전자가 3·4분기에 적자로 돌아설 것이라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반도체가격이 바닥권에서 헤어나지 못하면서 반도체부문의 적자가 다른 부문의 이익까지 상쇄하는 최악의 상황까지 몰린 것이다.

실적악화를 우려하는 외국인들의 매도공세로 삼성전자의 주가는 지난해 12월 이후 최저 수준인 15만4000원까지 떨어졌다. 문제는 이런 적자추세가 내년 3·4분기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반도체 경기가 내년 2·4분기 이후에 살아난다 하더라도 만성 공급과잉 구조를 해소하지 않는 한 D램의 반등은 소폭에 그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대신경제연구소는 20일 삼성전자의 3·4분기 영업손실이 148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적자폭이 큰 D램을 포함해 반도체 부문에서만 3870억원의 적자가 나는 바람에 정보통신부문과 디지털미디어부문, 생활가전부문에서 벌어들인 2390억원을 모두 까먹었다는 것.

매출감소 추세도 두드러졌다. 추정치를 발표한 진영훈연구위원은 “PC매출 부진 등으로 반도체 수요가 줄면서 삼성전자의 3·4분기 매출은 전 분기에 비해 14.5% 감소한 6조9000억원이 될 것”이라며 “이는 3·4분기의 D램 가격이 전분기에 비해 평균 43.8%나 폭락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진연구위원은 특히 반도체 이외의 사업부문의 실적도 지속적으로 악화되는 추세에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다만 단말기 판매가 호조를 보이며 정보통신사업부문이 영업이익을 내고 있지만 반도체사업부문의 영업적자를 보전할 정도는 아니라는 것. PC와 연관이 있는 디지털미디어부문도 당분간 고전을 면치 못할 것으로 그는 예상했다.

다만 교보증권 김영준책임연구원은 삼성전자의 3·4분기 영업이익을 전분기 대비 81.3% 감소한 1120억원으로 추정, 소폭의 흑자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테러사건으로 인해 PC수요 회복이 더뎌지고 재고조정에도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해 당분간 실적악화 추세가 계속될 것이라는 데는 진연구원과 의견을 같이했다.

메리츠증권 최석포연구위원은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의 월 적자폭을 1000억원 정도로 추산했다. 그는 “7월 중 국내 D램 수출총액이 전달 대비 1900억원 줄었는데 이는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반도체의 적자규모와 같다”며 “삼성전자가 D램부문에서 월 1000억원 안팎의 영업적자를 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연구위원은 또 “내년 상반기 D램산업의 구조조정이 진행되면 D램부문의 영업 흑자반전은 하반기에나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정훈기자>sunshad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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