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실려나간 신진식에 빙그레 웃었지만…

  • 입력 2001년 9월 16일 18시 36분


‘죽은 제갈공명이 산 사마중달을 잡는다.’

두산컵 제11회 아시아남자배구선수권대회 결승전은 이 속담을 연상케 하는 승부였다.

3세트 후반 블로킹을 하고 내려오던 신진식이 코트위에 쓰러졌다. 순간 경기장에서는 ‘악’하는 소리가 터져나왔고 신진식은 결국 들것에 실려 나왔다. 관중석에 앉아 있던 배구협회 간부들이 모두 신진식에게 뛰어갔고 관중들의 시선도 경기가 진행중인 코트가 아닌 신진식에게 쏠렸다. 다잡은 우승이 물 건너갈지 모른다는 위기감이 체육관에 퍼져나갔다.

반면 호주의 감독과 선수들의 얼굴에는 희미한 안도감이 피어났고 3세트를 따낸 호주팀의 사기는 치솟았다.

신진식이 빠진 채 맞은 4세트. 하지만 한국은 세트 초반부터 예상을 깨고 호주를 몰아붙여 신진식이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경기를 마무리했다. 거꾸로 호주는 방심한 듯 실책까지 이어졌다. 호주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 망연자실한 모습을 감추지 못했다.

경기후 한국 선수들은 “신진식이 나가자 잘못하면 지겠구나하는 생각이 들어 더 경기에 집중하게 됐다”고 입을 모았다.

<창원〓이현두기자>ruch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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