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4위 누구냐고?…삼성-현대 마음"

  • 입력 2001년 9월 14일 18시 35분


“누굴 파트너로 고를까.”

해마다 9월이면 벌어지는 프로야구 상위권 팀의 포스트시즌 파트너 고르기. 올해도 예외는 아니다.

칼자루를 쥐고 있는 팀은 1위 삼성과 2위 현대. 1987년 이후 14년 만에 처음으로 페넌트레이스 1위를 사실상 확정지은 삼성은 최소한 기아와 한화는 안된다는 입장이다.

기아는 ‘코끼리’ 김응룡 감독의 친정팀이지만 삼성으로선 원한이 맺힌 팀. 한국시리즈에 6번 올라가 그 중 절반인 3번을 기아의 전신인 해태의 덫에 걸려 준우승의 쓴잔을 마셨던 삼성으로선 기아가 준플레이오프부터 거쳐 한국시리즈에 올라올 경우 팀의 징크스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삼성은 주초 기아와의 4연전에서 임창용-배영수-이용훈-노장진으로 이어지는 최강 선발 로테이션을 총동원해 3승1패를 거뒀다. 반면 14일 SK와의 첫 경기 선발은 2승1패에 불과한 박동희.

삼성이 한화를 기피하는 이유는 지난 겨울 애리조나 전지훈련 때부터 싹튼 불편한 감정 때문. 당시 연습경기에서 전패를 당했던 삼성은 시즌 중에도 잦은 빈볼시비와 갈베스의 취업비자 문제 등으로 감정의 골이 깊어졌다. 이 때문인지 올해 삼성은 두 팀에 총력전을 펼쳐 기아와는 13승6패, 한화와는 13승3패로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

이에 비해 플레이오프부터 치러야 할 현대는 준플레이오프에서 3위 두산의 힘을 뺄 수 있는 팀을 골라내기 위한 전략을 짜기에 분주하다.

‘여우’ 김재박 감독이 점찍은 것으로 보이는 4위 후보 중 하나는 LG. 두산은 막강 타력의 팀이지만 ‘서울 라이벌’인 LG만 만나면 매경기 치열한 접전을 벌였기 때문. 올해 현대는 유일하게 LG에만 8승2무9패로 5할 승률을 올리지 못했다.

과연 누가 4위가 될 것인지는 각 팀의 실력도 중요하지만 삼성 현대의 2강이 영향을 미치는 주변 판세도 큰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장환수기자>zangpab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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