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각국 중앙銀 유동성 확보 나서…"금융 공황 우려"

  • 입력 2001년 9월 12일 18시 40분


세계 각국의 중앙은행은 테러 여파로 금융시장이 마비될 것을 우려, 자금 지원을 약속하는 등 신속히 대응하고 있다.

미국의 뉴욕증권거래소가 11일(현지시간) 개장하지 못하고 유럽과 아시아 각국의 주가가 폭락하는 등 금융시장이 공황 상황에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이날 ‘긴급 유동성(현금) 방출 대책’을 발표하고 “문을 열고 정상적으로 운영하고 있다”며 “유동성 수요에 대처하기 위해 재할인 창구를 개설해 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유럽중앙은행(ECB)도 같은 날 “미국에서 발생한 전대미문의 비극적 사건 후 유로시스템은 시장의 정상적 기능을 뒷받침할 준비가 돼 있다”며 “필요하다면 유로권 중앙은행들의 유로시스템이 충분한 유동성을 제공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금융시장에서는 FRB와 ECB의 이례적인 발표에 대해 이들 기관이 이번 테러사건이 세계 경제에 미치는 충격파가 심각할 것으로 예측한다는 증거로 받아들이고 있으며 세계 금융시장의 안정을 위해 전력을 다하겠다는 의미로 이해하고 있다.

일본의 중앙은행(BOJ)도 12일 미국의 테러사건 후 유동성 수준을 2조엔(약 20조원) 가까이 늘렸다고 밝혔다.

BOJ는 성명을 통해 “금융시장의 안정과 자금의 무리 없는 결제를 위해 막대한 유동성 투입을 포함, 모든 가능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야마데라 사투루 대변인은 “재무성 채권을 매입, 자금을 확보한 만큼 시장이 불안정한 징후를 보이면 추가 자금을 투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BOJ의 당좌계정 준비금 잔고는 기존 정책방침에 따른 목표액인 6조엔보다 크게 증가한 8조3000억엔이 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의 개혁에 대한 지원 메시지가 나올 것으로 예상됐던 미일 재무장관 회담도 폴 오닐 장관의 급거 귀국으로 취소돼 침체 탈출에 몸부림치고 있는 일본 경제는 한동안 충격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이나연기자>laros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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