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골프대회 잇따라 일정연기

  • 입력 2001년 9월 12일 18시 32분


타이거 우즈가 테러 소식을 접한 뒤  망연자실한 표정을 짓고 있다.
타이거 우즈가 테러 소식을 접한 뒤 망연자실한 표정을 짓고 있다.
미국 남녀프로골프 투어도 테러 사건의 충격으로 파행운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미국PGA투어는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챔피언십의 개막을 14일에서 15일로 연기한다고 12일 발표했다. 따라서 대회 1, 2라운드를 15일 하루에 소화하게 되며 나머지 이틀 동안 잔여라운드를 치를 계획이지만 사태 추이에 따라 일정이 다시 조정될 공산이 크다.

특히 12일 현재 미국 내 공항 폐쇄로 출전 선수 66명 가운데 46명만이 대회장소인 세인트루이스에 도착했을 뿐이어서 자칫 ‘반쪽 대회’가 될 우려마저 있다. 데이비스 러브 3세는 애틀랜타에 묶여 있으며 예스퍼 파네빅은 뉴욕에, PGA챔피언십 우승자인 데이비드 톰스는 루이지애나에서 각각 이동 수단을 마련하지 못해 답답하게 발을 구르고 있는 상황. ‘왼손잡이’ 필 미켈슨은 아예 출전을 포기하고 렌터카를 타고 애리조나 집으로 돌아가 버렸다. 게다가 이 대회가 세계 랭킹 50위 안에 들거나 전 세계 6개 투어의 상금랭킹 상위선수에게 출전권이 주어져 대규모 불참사태가 우려된다.

일찌감치 현장에 도착한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는 연습라운드까지 했으나 “엄청난 충격을 받았으며 뭐라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슬픈 날”이라며 안타까워했다.또 이 대회와 같은 날 막을 올리려던 템파베이클래식도 대회 개막을 하루 늦췄으며 3, 4라운드를 17일 하루에 소화하기로 했다. 이 대회를 건너뛰기로 했던 최경주는 휴스턴의 집에서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LPGA투어 역시 세이프웨이클래식의 일정을 변경했다. 12일 열려던 주니어골프 클리닉을 취소했으며 프로암대회도 하루 연기한 것. 대회가 열리는 오리건주 포틀랜드의 컬럼비아에지워터CC에는 연습라운드가 허용됐으나 단 한 명의 선수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썰렁한 모습을 보였다. 3라운드로 치러지는 이 대회는 예정대로 14일 첫날 경기에 들어갈 방침이지만 이 역시 사태 변화에 따라 유동적이다. 출전신청을 낸 144명 가운데 박세리 김미현 등 한국 낭자군을 포함한 122명이 도착한 가운데 출전선수들은 대회 기간 검은 리본을 달기로 했다.한편 미국 내 항공기의 결항 사태가 지속될 경우 남녀골프 투어의 파행은 장기화될 것으로 보인다.

<김종석기자>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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