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드 월드]“유로貨 지켜라”…탈취사고에 수송 초비상

  • 입력 2001년 9월 7일 18시 48분


‘유로화를 지켜라.’

유로권 12개국이 1일 유로화 수송을 시작하면서 우려했던 현금 탈취 사고가 6일 독일에서 발생하자 각국에 비상 경계령이 내려졌다. 내년 1월1일부터 유로화가 통용될 유로권 국가들은 유로화의 강도 도난 및 위조 사기 등을 막기 위해 대테러 작전을 방불케 하는 비상경계에 나섰다.

프랑스 정부는 6일 유로화 수송 작전에 무장헌병 6만5000명을 동원한다고 발표했다. 헌병들은 장갑 차량으로 유로화 수송 트럭을 보호할 것이라고 ‘헌병 유로 보안팀’ 책임자인 제라르 브룬 대령이 밝혔다. 브룬 대령은 “경찰과 달리 군인인 헌병은 위협에 직면할 경우 현장에서 발포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헌병들은 전국 81개 지역 보관소로 유로화를 운반하는 특수 트럭과 열차의 호송 임무를 맡고 있다.

또 프랑스 내무부는 유로 수송 특별 상황실을 설치, 위성을 이용한 위치 확인 시스템으로 유로화 수송 차량의 이동을 실시간으로 체크하고 있다.

독일 경찰과 보안당국은 6일 유로화를 수송하는 차량에서 거액의 마르크화를 탈취당하자 비상경계에 돌입했다. 독일 경찰은 6일 탈취 사건의 범인이 현금 수송차 운전자인 점을 중시, 유로화 수송 관련자의 신원을 재점검하는 등 철저한 보안 검색에 들어갔다. 독일 경찰은 유로화 수송이 끝나는 내년 1월초까지 비상근무를 연장할 예정.

이탈리아에서는 5000명의 보안 요원과 30대의 무장 트럭이 4만t 분량의 1차분 동전 수송 작업에 동원됐으며 포르투갈에서도 2개 민간업체가 경찰의 호위를 받으며 1차분 동전 수송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프랑스와 그리스는 탈취 및 위조가 우려되는 지폐 수송 시기를 10월로, 네덜란드는 12월로 각각 늦췄다. 벨기에는 유로화 수송이 연말 세일 시즌과 겹쳐 혼란이 야기될 것을 우려, 올해 연말 세일을 아예 내년으로 연기했다.

한편 6일 프랑스 동부의 두 지방에서는 우체국 납품업체를 사칭, “내년 1월1일부터 통용될 유로화에 친밀감을 높이기 위해 미리 판매하고 있다”며 구매를 권하는 괴전화가 각 가정에 걸려와 경찰이 조사에 나섰다.

<파리〓박제균특파원>ph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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