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인터뷰]베니스영화제 집행위원장 알베르토 바르베라

  • 입력 2001년 9월 6일 18시 39분


“80년대 중국 영화는 사람들이 그다지 보고 싶어하지 않는 영화였다. 그러나 국제 영화제 수상 등을 계기로 일반인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요즘은 많은 사람들이 즐겨 보고 인정받고 있다. 한국 영화도 마찬가지다. 되도록 많은 사람들이 보도록 해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해외 영화제 등에 적극적으로 진출하는 것이 필요하다.”

올해로 3년째 베니스 영화제를 이끌고 있는 알베르토 바르베라 집행위원장은 한국 영화와 인연이 깊다. 그가 위원장으로 취임한 후 한국 영화는 ‘거짓말’ (99년) ‘섬’(2000년) 그리고 올해 ‘수취인불명’과 ‘꽃섬’까지 3년 연속 베니스 경쟁 부문에 진출했다.

바르베라위원장은 “올해 많은 한국 영화들이 베니스에 출품을 요청했는데 대부분 작품들이 완성도가 높고 훌륭해 2편을 추리는데도 힘들었다”며 “앞으로 한국 영화를 비롯한 수준높은 아시아 영화들이 널리 소개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올해 처음으로 경쟁 부문을 ‘베니스58’ ‘현재의 영화’ 등 2개 부분으로 나누는 등 변화를 시도한 것에 대해 “좀 더 많은 영화들이 대중들에게 소개되고 보여질 수 있는 기회를 갖도록 하기 위한 시도”라며 “그동안 언론과 대중의 관심이 너무 경쟁부문에만 치중됐던 문제점을 개선해 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베니스58’과 ‘현재의 영화’를 A급 영화와 B급 영화, 또는 유명 감독의 작품과 신인 감독의 작품 등 이분법적으로 보지 말아달라”고 주문했다.

‘반 할리우드주의자’라는 평가에 대해 그는 “할리우드 영화가 각국에 침투해 문화 정체성을 위협하는 것은 사실이나 이에 대한 해결책은 각국 스스로 찾아야 할 것”이라며 “그러나 베니스 영화제는 결코 할리우드 영화를 배제하지 않으며 우리의 유일한 기준은 ‘좋은 영화’일 뿐”이라고 말했다.

<베네치아〓강수진기자>sj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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