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돌아온 외다리’ 장성호 “기아 4위 선봉장”

  • 입력 2001년 9월 6일 18시 31분


장성호
‘장성호가 없었다면….’

프로야구 기아 타이거즈 선수단에는 상상하기도 싫은 일이다. 특히 포스트시즌 진출권인 4위싸움이 치열한 요즘엔 더욱 그렇다.

후반기 들어 장성호(24·사진)의 활약상을 보면 입이 쩍 벌어진다. ‘기아의 장성호’가 아니라 ‘장성호의 기아’라는 말이 나올 정도. 후반기 타율이 무려 0.431로 32경기에서 50안타를 몰아쳤다. 2안타 이상 쳐낸 경기도 15차례에 달해 그야말로 때리면 안타. 지난달 10일 잠실 LG전이후엔 19경기 연속안타 행진을 하고 있다.

전반기 0.271이었던 타율도 어느새 0.316까지 껑충 뛰어올라 타격 10위에 자리잡았고 최다안타 부문에선 129개로 3위. 특히 기아가 최근 5연승을 거둔 5게임동안 장성호는 19타수 11안타(0.579)에 2홈런 10타점을 폭풍처럼 몰아치며 팀의 상승세를 혼자 이끌었다.

전반기에서 기대에 못미치다 후반기에 장성호의 방망이가 폭발하고 있는 것은 시즌초 혼란을 겪고 있던 타격폼을 종전의 ‘외다리 타법’으로 고정시키고 정신무장을 새롭게 했기 때문.

장성호는 국내 타자 가운데 대표적인 ‘외다리 타법’의 소유자. 타격할 때 오른발이 삼성 이승엽보다도 한뼘은 더 허리위로 올라간다. 프로 2년째인 97년 후반부터 당시 김성한 타격코치의 권유로 이 타법을 배운 뒤 이듬해부터 3년연속 3할타율을 달성했다.

하지만 타격이 부진하던 올시즌 초 타격폼을 수정한 뒤부터 혼란에 빠졌었다. “전반기에 타격폼을 세 번정도는 바꿨을걸요. 이제 예전 폼으로 돌아가니 한결 편해졌어요. 역시 내몸엔 ‘외다리 스타일’이 딱 맞나봐요.”

타격폼 안정과 더불어 그의 자존심이라 할 수 있는 3할타율에 대한 욕심도 분발을 부추겼다. “3년간 이어진 3할타율이 끊기는 게 싫었다”는 게 그의 얘기.

장성호는 최근 피로가 누적된 데다 발목까지 안 좋아 매일 경기전후에 전기치료와 마사지를 받으면서도 팀의 준플레이오프 진출을 위해 사력을 다하고 있다.

<김상수기자>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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