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 카페]'랩어카운트' 활용 요령

  • 입력 2001년 9월 5일 18시 49분


《선진국형 종합자산관리 상품인 '랩어카운트'가 국내에 선보인지 6개월 이상 지났지만 아직 일반 투자자들은 생소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랩어카운트를 취급하는 증권사에도 기대했던 것 만큼 개인고객이 많이 몰려오지는 않고 있다. 이번 재테크 카페에서는 랩어카운트의 특징과 선택요령 등에 관해 논의했다.》

▽김종민 현대증권대리〓랩어카운트는 궁극적으로 고객의 행복한 인생을 위한 투자를 달성하도록 도와주는 상품이라고 이해하면 된다. 일반적으로는 고객의 투자성향을 조사하고 성향에 따라 고객이 위험을 얼마나 감수할 것이지를 분류한 뒤 그 정도에 따라 자산을 배분해준다. 주식과 펀드에 각각 어느 정도나 투자할지 포트폴리오를 짜서 가상의 운용결과를 도출해 고객의 승낙을 받고나서 본격적인 투자에 들어간다. 투자를 시작한 뒤에는 파이낸셜플래너(FP)가 성과보고를 주기적으로 해준다. 경제와 고객상황의 변화에 따라 투자내용을 변경하는 것도 중요한 항목이다.

▽이애란 삼성증권과장〓지금까지는 투자자들이 직접 상품을 선택했지만 노력에 비해 성과는 크지 않았다는 생각이 많았다. 랩어카운트에 가입하면 ‘자산관리 담당집사’를 한명 두는 것과 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고객들이 지속적으로 관리를 받으니까 시간과 비용면에서 훨씬 유리하다.

▽김대리〓랩어카운트는 말 그대로 관리(케어)라고 봐야 한다. 그동안 번 돈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지키고 행복하게 지낼 수 있는가가 목적이다. 단기간에 큰 돈을 벌겠다는 생각과는 맞지 않는 상품이다.

▽이과장〓지금까지는 돈이 많은 사람들이 돈 버는 정보를 더 빨리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앞으로 상황이 많이 달라지고 있다. 선진국처럼 공개된 정보가 많아지고 저금리기조도 지속돼 자산관리에 전문가들의 도움이 점점 더 필요하다. 종전의 방식을 고집할 경우에는 투자에 실패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다.

▽김대리〓랩어카운트에서는 주식투자의 개념도 다르다. 수개월 이상 투자했을 때 수익이 나는 안정적인 종목을 우선 추천한다. 이런 종목과 관련된 조사자료도 별도로 낸다. 증권사별로 채권전문가와 종목분석가 기술담당자 등으로 위원회를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양세정 상명대교수〓안정적인 투자를 한다고 했는데 그동안의 변동성은 얼마나 되나.

▽김대리〓아직 랩어카운트의 역사가 짧다. 변동성이나 수익률은 어느 정도 기간이 지난 뒤에나 공표하는게 좋을 듯하다.

▽양교수〓번 돈을 지키거나 안정적으로 투자를 한다고 하지만 결국 수익률이 어느 정도 나느냐를 고객이 알아야 선택하기 쉬울 것 같다. 주식 직접투자는 위험하다고 느끼는 자산보유자들은 이모저모 따져보고 고를 것으로 보인다.

▽이과장〓가입한 고객들에게는 월별과 분기별 보고서를 계속 제공한다. 또 시장과 대비한 수익률이나 다른 투자대상과 비교한 분석보고서도 드린다.

▽한영선 네오머니에셋투자자문대리〓국내에는 고객의 미래설계와 은퇴후대비는 준비가 채 돼지 않은 채 랩어카운트가 도입됐다. 제도적으로 먼저 만들다보니까 이 항목들이 빠진 약간 기형적인 상품이 된 것이다.

▽양교수〓랩어카운트는 어떤 사람들에게 적합한 상품일까.

▽김대리〓고객의 나이에 따라 투자방향을 다르게 잡을 수 있다. 나이가 어린 고객은 앞으로 돈을 벌 기회도 많고 운용기간도 길어 공격적인 투자가 가능하다. 연세가 있는 고객은 돈을 편안하게 잘 쓰는 쪽으로 방향이 설정된다. 현대증권 랩어카운트에는 7300만원의 자금이 있다.

▽이과장〓삼성증권에는 1조4000억원이 랩어카운트로 들어와있다. 개인고객의 평균 수탁고는 2억8000만원선이다.

▽양교수〓증권사 입장에서는 고객의 수익률 위주로 서비스를 해주다보면 수입이 줄어든다는 문제가 생긴다. 랩어카운트가 제대로 정착되려면 증권사의 기존 영업관행이 달라져야 할 것이다.

▽한대리〓랩어카운트에 가입하려면 회사와 투자상담사(FP)를 따로 떼어 선택하는 요령이 필요하다. 회사가 랩어카운트라는 상품의 성격을 정확히 이해하는지가 중요하다. 수수료가 싼 회사를 고르는게 능사는 아니다. 랩어카운트는 장기적이고 종합적인 상품이므로 수수료가 싸다는 점이 장점이 될 수는 없다. FP는 투자의 동반자이므로 상담을 하면서 속으로 점수를 매기는 것도 좋다. 과거에 너무 자주 직장을 옮겼거나 한곳에만 있었다면 피하는게 좋다. FP가 수수료를 많이 받아가면 회사의 정책도 적극적이라고 판단할 수 있다.

▽양교수〓증권사의 랩어카운트는 투자성향을 조사할 때도 주식투자를 전제하고 묻는 항목들이 많다. 말 그대로 종합자산관리가 이뤄지려면 모든 금융기관과 투자대상을 대부분 포함하는 서비스가 제공돼야 한다. 고객 입장에서는 은행과 보험 등의 상품을 포함한 총괄적인 서비스를 원한다. 증권사들이 한가지라도 더 많은 부대서비스를 제공한다고 해도 고객들이 내 돈을 완전히 맡겨야겠다는 수준이 되려면 시간이 많이 걸릴 것 같다. 인터넷을 통해 종합자산관리를 해주는 업체들이 현재로서는 그나마 대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진기자>lee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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