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인터뷰]'그 여자네 집' 이서진, 서글서글한 눈매의 매력남

  • 입력 2001년 8월 29일 18시 32분


MBC 주말드라마 ‘그 여자네 집’에서 준희 역을 맡은 이서진(28)의 인기가 치솟고 있다. 방송사에 견학온 여고생들에게 가장 만나고 싶은 남자 연예인이 누구냐고 물어봤더니 ‘이서진’이라는 이름이 만장일치로 터져 나왔다.

준희는 드라마에서 고아 출신에다 학력도 볼품 없는 전자회사 애프터서비스 담당이다. 그러나 부잣집 외동딸로 명문대생인 영채(김현주)는 죽자살자 그에게 매달린다.

부잣집 딸과 가난한 남자의 순애보, 태생의 비밀을 감춘 미스터리 등 극중 스토리는 확실히 그를 매력적인 남자로 만들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그의 인기를 설명하기는 어렵다. 이서진의 생각을 물어보았다.

“글쎄요. 극중에서 영채처럼 남부러울 것 없는 여자가 필사적으로 준희를 좋아하니까 시청자들이 ‘도대체 저 남자에게 무슨 매력이 있지’하는 호기심을 갖고 좋게 보아주시는 것 아닐까요.”

극중에서 그는 매번 운동화와 캐주얼 차림으로 등장하지만 그런 풋풋함 뒤에는 분명 세련된 매력이 감춰져 있다. 서글서글한 눈매에는 미소가, 다부진 입가에는 고독이 담겨 있다.또 그의 연기는 요즘 젊은 연예인들과는 달리 가볍지않고 묵직한 느낌을 준다.

그는 여러 모로 차인표와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뉴욕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유학파에, 대학 때부터 헬스로 다져진 훤칠한 몸매(키 178㎝, 몸무게 68㎏) 등. 그는 1999년 ‘왕초’에서 김두한의 참모 마도로스 역으로 출연하며 차인표와 절친한 형 동생 사이가 됐다.

그는 늦게 연기자의 길에 나섰다. 고교때 ‘나홀로 유학’을 떠났던 그는 대학을 졸업하고 현역으로 군복무를 마친 뒤인 99년 1월 SBS 4부작 드라마 ‘파도 위의 집’으로 데뷔했다. 드라마는 이후 ‘왕초’ 출연이 전부이고, 영화는 지난해 ‘공포택시’와 25일 개봉한 ‘아이 러브 유’에서 주연을 맡았다.

“젊음을 표출한다는 점에서 저는 연기자만큼 좋은 직업이 없다고 생각해요. 조니 뎁이나 브래트 피트를 보세요. 마흔이 다 된 나이에도 젊음의 상징으로 군림하지 않습니까.”

그는 연기를 위해 MBA를 포기하고 귀국했다. 군 제대 후 연극 극단에서 연기훈련을 하고 성우학원을 다니기도 했던 그는 이제 연기자의 꿈이 조금씩 영글어가고 있는 단계.

이서진의 아버지는 아들이 미국 유학을 중도포기한 것이 못내 섭섭해 그동안 말도 안하고 지냈다고 한다. 그런 아버지가 최근 그에게 ‘네가 나오는 드라마 볼 것 하나도 없더라’며 조금이나마 관심을 보였다고 전한 이서진은 “대중에게 사랑받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를 깨달았다”고 말했다.

<권재현기자>confett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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