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줄기세포 연구 상업화땐 "대박"…경쟁 치열할 듯

  • 입력 2001년 8월 10일 19시 06분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9일 배아 줄기세포 연구에 대한 연방정부의 재정지원을 비록 제한적이지만 허용함에 따라 세계 생명공학업계의 줄기세포 연구 경쟁은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지난해 대선 유세 때 생명의 존엄성을 거론하며 반대하는 여론을 의식해 연방정부의 연구 지원 방침에 반대했던 부시 대통령이 이번에 자신의 생각을 뒤집은 것은 이미 빠른 속도로 진전되고 있는 생명공학업계의 연구 현실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미국에서는 지론, 어드밴스드 셀 테크놀로지(ACT), 존스 생식연구소 등 3개 생명공학 기업이 이미 상업적 목적으로 냉동배아 또는 복제배아에서 줄기세포를 양산하는 연구에 상당한 진전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배아에서 추출한 줄기세포를 배양하면 인체의 피부, 심장, 뇌 등 조직을 형성하는 세포로 키워낼 수 있어 난치병 치료에 획기적 진전을 가져 올 수 있다. 과학자들은 줄기세포의 기능을 완전히 해독, 줄기세포를 이용한 치료방법을 개발하는 데는 앞으로 10년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줄기세포 연구가 상업화되면 생명공학 업계는 막대한 이익을 얻을 수 있다.

이미 줄기세포 연구를 허용해온 영국은 지난해 말 인간배아 연구 대상을 확대해 ‘배아 복제’까지 허용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일본의 정부자문기관인 생명공학윤리위원회도 지난해 배아 줄기세포 연구를 승인했으며 곧 정부의 공식 승인절차가 끝날 것으로 보여 올해 안에 연구가 본격화할 전망이다.

▼관련기사▼
- 부시 "인간배아 줄기세포 연구 지원"

배아 줄기세포 연구에 대한 윤리적인 비난도 많다. 가톨릭 등 종교계는 생명은 수정된 순간 탄생하는 것인 만큼 줄기세포를 채취하는 과정에서 배아를 파괴하는 것은 살인 행위라며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다. 이런 견해에 동조하는 나라도 많다.

2001년 4월 유네스코 국제생명윤리자문위원회 보고서에 따르면 캐나다 스페인 스웨덴은 불임치료를 목적으로 냉동 보관 중인 배아에 대한 연구만 허용하고 있다.

독일 프랑스 오스트리아 헝가리 폴란드 노르웨이 스위스 브라질 페루 등은 배아 복제는 물론 인간배아 연구 자체를 금지하고 있다. 특히 독일과 프랑스는 유엔에 인간복제를 금지하는 국제협약을 공동 발의하는 한편 줄기세포 연구도 앞장서서 반대하고 있다.

▼줄기세포 연구 논란 일지▼

1999년1월미국 국립보건원(NIH), 줄기세포 연구에 대한 연방기금 지원 금지

2000년

8월미 정부, 폐기된 냉동 배아 이용한 줄기세포 연구에 연방기금 지원하기로
12월영국 의회, 줄기세포 연구 범위 확대 승인

2001년

1월미 부시 대통령, 줄기세포 연구에 대한 연방기금 지원 보류
2월미 의학계, 파킨슨병을 쥐 줄기세포를 이식해 완치했다고 발표
6월독일, 연구용 배아 줄기세포 수입 논쟁
7월 23일로마가톨릭교회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줄기세포 연구 중단 촉구
27일미 의학계, 줄기세포로 태아 뇌결함 교정 가능 주장
28일미 하원의원 202명, 줄기세포 연구 지원하라고 미 정부에 촉구
31일미 의학계, 줄기세포로 인슐린 생산 성공
8월 1일미 의학계, 줄기세포로 심장세포 배양 성공
10일부시대통령, 줄기세포 연구 제한적 허용

<신치영기자·워싱턴〓한기흥특파원>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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