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나스닥 급락-지수옵션 만기로 콜금리 인하 "약발無"

  • 입력 2001년 8월 9일 18시 56분


미국 뉴욕 주식시장, 특히 나스닥시장의 급락세와 주가지수옵션 만기일의 ‘연합 악재’가 콜금리 인하라는 호재를 완전히 압도했다. 9일 종합주가지수 550선과 코스닥지수 70선이 함께 무너져 7월31일 수준으로 ‘원위치’하고 말았다.

▽나스닥 급락이 최대 원인〓이날 개장 전부터 주식시장 주변에서는 나스닥지수 급락과 지수옵션 만기 그리고 콜금리 인하의 3대 재료가 지수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를 놓고 단기전망이 분분했다.

그러나 미국 나스닥지수의 급락이 다른 요소들을 완전히 제압하고 종합지수를 끌어내리는 최대 악재로 작용했다. 8일 나스닥지수는 61포인트 이상 떨어져 2000선이 또다시 붕괴되며 미국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투매양상까지 나타났다.

대우증권 이종우 투자전략팀장은 “그동안 나스닥지수는 악재에 잘 저항하다 한꺼번에 추락하는 양상을 보였는데 8일도 마찬가지였다”며 “기업실적 악화와 경기둔화 지속이라는 주변 여건이 개선되지 않는 한 당분간 기대할 것이 없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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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옵션 만기는 카운터펀치〓장 마감 직전까지 552선을 힘겹게 버텨내던 종합주가지수는 동시호가에서 2포인트 이상 곤두박질쳤다. 지수옵션 만기일을 맞아 매도물량이 마감 동시호가에 집중되면서 나타난 현상이었다.

당초 많은 전문가들은 이날 지수옵션 만기의 악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지수옵션과 연계된 물량이 3억∼4억원에 그쳤고 비차익거래도 순매수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뚜껑이 열리자 매도공시된 170만주가 쏟아지면서 지수하락을 부채질했다.

증권거래소 이용재 박사는 “주문가가 아니면 나중에 시장가로 체결되는 조건부지정가 주문물량이 나오고 이를 대기 매수세가 받쳐줘야 하는데 많은 투자자가 이날 관망세로 돌아서면서 지수하락을 크게 부채질했다”고 분석했다.

LG투자증권 황창중 투자전략팀장은 “앞으로 장세는 경기회복과 기업실적 개선이 좌우할 것이기 때문에 콜금리 인하는 즉각 증시에 영향을 주긴 힘들 것”이라며 “미국 증시의 동향이 국내 증시의 안정세 회복을 결정지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진기자>lee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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