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보험사 민영의보 "잘 나갑니다"

  • 입력 2001년 8월 7일 18시 20분


울산에 사는 조모씨(51)는 7월초 축구를 하다 넘어져 다리를 다쳤다. 인근병원에 한달 여간 입원한 병원비 중 건강보험을 제외하고 본인이 부담해야 할 돈이 151만원이나 됐다. 당장 목돈을 마련하기가 여의치 않았던 조씨에게 도움이 된 것은 민영의료보험. 99년 9월 매월 3만원씩 내고 삼성화재의 ‘의료보장보험’에 가입했는데 이번 사고 때 병원비를 모두 받아 해결할 수 있었다.

작년 11월 동부화재의 ‘건강OK의료보장보험’에 가입한 김모씨(여). 올 4월 암진단을 받고 2440만원의 보험금을 받았다. 암에 걸린 것은 가슴 아픈 일이지만 매월 5만원의 보험료를 내고 엄청난 치료비를 받을 수 있게 돼 불행 중 다행이었다.

손해보험과 생명보험 등 보험회사에서 판매하고 있는 ‘민영의료보험’에 가입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매월 3만∼5만원의 보험료를 내면 뜻하지 않은 사고나 질병으로 병원 신세를 질 때 고액의 치료비를 보장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공공의료보험인 건강보험에 대한 불신이 높아지는 것도 민영의료보험의 인기를 높게 하고 있다.

건강보험에서는 감기나 몸살 등 사소한 질병에 대해선 잘 보장하지만 암치료나 레이저치료 및 자기공명촬영(MRI) 등 현대인이 많이 앓거나 최근 자주 이용되는 고가 진료비에 대해선 보장기능이 약한 실정이다.

특히 건강보험은 현재 재원이 바닥난 데다 올해만 1조1200억원의 적자를 낼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실정. 믿기 어려운 건강보험에 맡겨두는 것보다 스스로 만일의 경우에 대비하는 사람이 증가하고 있다.

손해보험협회는 7일 민영의료보험 가입건수가 6월말 현재 65만4997건으로 납입보험료는 1760억원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회사별로는 삼성화재가 41만6446건, 1450억원으로 1위였으며 동부화재는 12만400건, 241억원으로 2위였다.

삼성화재의 민영의료보험이 인기를 끄는 것은 보장내용이 많기 때문. 35세의 남자가 15년 동안 매월 5만원의 보험료를 내면 △MRI 레이저 등 입원제비용과 수술비 등을 최대 3000만원까지 △통원치료비를 한번에 10만원까지 30번에 걸쳐 100% △최대 200만원의 간병비를 보장한다. 또 심장 신장 췌장 간 폐 등 5대 장기를 이식수술할 때 최대 2000만원을 지급받을 수 있는 계약을 선택할 수도 있다. 미국계 AIG에서 판매하고 있는 ‘퍼펙트의료보험’도 관심을 끌고 있다. 30세 남자의 경우 보험료로 매월 1만6810원(여자는 1만5920원)을 내면 독감 식중독 치질 등 대부분의 질병에 대해 보장을 해준다. 치료비가 많은 남녀 10대 성인병에 대해선 수술할 때마다 최대 450만원을 지급하는 것이 특징이다.

<홍찬선기자>hc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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