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문화도 월드컵시대]상반기 교통사고 사망 25% 줄어

  • 입력 2001년 8월 6일 18시 28분


안전띠 미착용에 대한 단속과 고속도로에서 순찰차 대신 일반차량으로 운전자의 법규위반을 단속하는 ‘비노출 단속’ 등 경찰의 활동이 인명피해 예방에 큰 효과를 거두고 있다. 경찰청은 지난달 23일 발표한 ‘교통사고 분석 자료’를 통해 올 상반기 중 교통사고 사망자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5% 감소했다고 밝혔다.

▽교통사고 감소〓경찰청에 따르면 올 상반기 교통사고는 12만4914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4만3854건)보다 1만8940건(13.2%)이 감소했으며 인명피해(사상자)는 17만6780명으로 지난해(21만5300명)에 비해 3만8520명(17%)이 줄었다. 특히 사망자는 지난해 5051명에서 올해 3788명으로 1263명이 감소했다.

경찰은 이런 추세라면 올 한해 동안 지난해보다 2000∼2500명 정도 사망자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도로교통안전관리공단의 분석대로 사망자 1인당 3억4000여만원의 ‘사회적 비용’이 드는 점을 감안하면 올 상반기에 절감된 사회적 비용은 4294억2000여만원에 이른다.

교통사고 발생 건수를 차종별로 보면 4월 20일부터 시작된 안전띠 미착용의 집중 단속 대상인 승용차와 화물차의 교통사고가 크게 줄었다.

승용차의 경우 지난해 상반기 8만6792건이 발생한데 비해 올해 상반기에는 7만872건으로 18.3% 감소했으며 화물차도 지난해 2만8372건에서 올해 2만3513건으로 17.1% 줄었다. 반면 퀵서비스 증가로 운행이 급증한 오토바이 교통사고가 지난해 5152건에서 올해 7921건으로 57.3% 늘어났다.

3월 10일부터 신고시 건당 3000원씩 지급된 ‘교통법규 위반 신고보상금제’도 교통사고 줄이기에 큰 몫을 한 것으로 평가됐다. 올 상반기 법규위반별 교통사고 발생건수를 보면 ‘전문 신고꾼’의 집중 촬영대상이 된 중앙선 침범과 신호위반으로 인한 교통사고는 지난해에 비해 1208건과 3002건이 각각 줄어12.8%와 24.5%의 감소율을 보였다.

▽강력한 경찰 단속〓2002년 월드컵대회를 앞두고 선진 교통문화를 정착시키려는 시민들의 자발적인 노력이 경찰의 단속 활동에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

경찰청 관계자는 “올해는 고속도로에서의 비노출 단속, 안전띠 미착용 단속 등 새로운 단속 활동이 적지 않았다”며 “단속 건수는 지난해에 비해 상당히 늘어났지만 대부분의 시민들이 큰 거부감없이 단속 활동에 응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교통법규 단속건수는 모두 805만5058건으로 지난해 440만2837건에 비해 83%나 늘어났다. 이같은 경찰의 강력한 단속은 교통사고 감소로 이어졌다.

음주운전 단속건수는 지난해 상반기 10만2827건에서 올해 15만691건으로 46.5% 늘어났다. 이는 올해 음주운전 교통사고 16.3% 감소와 사망자 55.8% 감소라는 효과를 가져왔다. 과속 단속건수도 지난해 276만570건에서 올해 475만2679건으로 크게 늘어났고 이로 인해 과속으로 인한 교통사고는 지난해 상반기 167건에서 올해 77건으로 53.9% 감소했다.

대형 교통사고(사망자 3명 이상, 부상자 20명 이상)가 주로 일어나던 고속도로에서의 교통 단속도 급증했다. 지난해 상반기 22만3329건이었던 고속도로상 단속건수가 올해 34만8837건으로 56.2% 늘어나면서 대형 교통사고도 줄었다. 대형 교통사고는 지난해 상반기 109건(283명 사망, 1304명 부상)에서 올해 48건(131명 사망, 468명 부상)으로 감소했다.

▽강화된 도로교통법〓올 상반기 새로 적용된 도로교통법 시행규칙은 운전자의 안전 운행과 보행자 보호에 중점을 두고 있다.

운행중 휴대전화 사용에 대한 본격적인 단속은 11월로 연기됐지만 운전시 휴대전화를 사용하다 적발되면 벌점 15점과 범칙금 6만원(승합차 등은 7만원)이 부과된다.

승객들이 관광버스내에서 가요반주기를 이용해 가무행위를 할 경우 이를 방치한 운전사에게는 5만원의 범칙금이 부과된다.

또 3회 이상 음주운전한 경우 형사처벌 뿐 아니라 혈중알코올 농도와 상관없이 면허취소의 행정처분도 내려진다.

보행자 보호도 경찰의 중점 사안. 만 6세 이상 어린이가 안전모를 쓰지 않은 채 킥보드 와 롤러스케이트 스케이트보드 등을 도로에서 탈 경우 부모에게 범칙금 2만원이 부과된다.

도로교통안전공단 천사령(千士零) 안전이사는 “올해는 ‘선진 교통문화 정착의 원년’으로 부를 만큼 경찰과 국민들의 의식 변화가 대단했다”며 “진정한 의식 변화를 위해선 교통안전시설 확충, 소통이 아닌 교통안전 중심의 정책 도입 등이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최호원기자>bestiger@donga.com

▽특별취재팀〓최성진차장(이슈부 환경복지팀장) 구자룡(경제부) 서정보(문화부) 이종훈(국제부) 송진흡 남경현(이슈부 메트로팀) 신석호 최호원기자(사회부)

▽자문위원단〓내남정(대한손해보험협회 상무) 설재훈(교통개발연구원 연구위원·국무총리실 안전관리개선기획단 전문위원) 이순철(충북대 교수) 임평남(도로교통안전관리공단 교통사고종합분석센터 소장)

▽손해보험협회 회원사(자동차보험 취급 보험사)〓동양화재 신동아화재 대한화재 국제화재 쌍용화재 제일화재 리젠트화재 삼성화재 현대해상 LG화재 동부화재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