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예술]버려진 고아의 인생역정 '만 가지 슬픔'

  • 입력 2001년 7월 13일 18시 37분


▼'만 가지 슬픔' 엘리자베스 김 지음/287쪽 8000원/대산출판사▼

“삶은 만 가지 기쁨과 만 가지 슬픔으로 짜여져 있다.”

성공한 한국계 미국인으로 평가받는 엘리자베스 김씨가 천근의 역경을 견디게해준 힘의 원천은 얼굴도 떠오르지 않는 어머니의 이 말이었다.

지난해 미국에서 출간된 이 책은 뿌리를 잃은 한 여성이 낯선 사회속에서 어떻게 역경을 극복했는가를 담담하게 적은 자전 실화소설이다.

‘6·25전쟁 고아’인 김씨가 겪은 파란만장한 삶은 한서린 기구함 자체였다.

미군의 아이를 낳은 어머니가 가족의 핍박을 받다가 죽임을 당한 것은 불행의 시작에 불과했다. 상처 투성이 몸으로 고아원에 버려진 진 그녀는 미국인 목사 부부에게 입양되어 ‘꿈의 나라’를 밟는다. 하지만 엄격한 기독교 윤리를 가장한 양부모의 학대에 시달리던 그녀에겐 결혼조차 도피처가 되지 못했다. 양친의 강압적인 요구로 결혼한 남편이 병적인 가학성 변태성욕자였기 때문이다.

‘만 가지 슬픔’을 참아낸 그녀는 ‘만 가지 기쁨’을 찾기 위해 어린 딸을 품고 맨몸으로 가출하는 모험을 감행한다. 지방주간지 사환에서 시작해 범죄 전문기자로 경력을 쌓은 그녀는 지금 캘리포니아의 작은 일간신문 편집국장으로서 당당히 미국 주류사회에 편입했다.

이 책은 출간 즉시 ‘유에스에이 투데이’ 등 미국 주요 언론으로부터 적지않은 주목을 받았다. ‘코리안’ 전쟁고아가 겪은 인생 역정이 주는 감동에 더해 전통적 가정의 중요성을 환기시키는 메시지 때문이었다. 노진선 옮김, 원제 ‘Ten Thousand Sorrows’(2000년).

<윤정훈기자>diga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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