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따라잡기]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와 삼성전자주가 연관성

  • 입력 2001년 7월 13일 15시 55분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와 삼성전자 주가는 제 갈 길을 가는가.

전일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47.96포인트(8.60%) 상승했지만 오히려 삼성전자는 큰 폭으로 하락했다. 전일보다 6000원(+3.6%)오른 18만2000원으로 출발했지만 전일보다 6000원(3.4%)이 하락한 17만원으로 마감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 상승=삼성전자 상승'이란 불문율이 깨진 것이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더 이상 삼성전자의 주가 움직임을 설명할 수 없게 됐는가.

여기에 대해 시장전문가들은 단호히 '아니다'라고 답변한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여전히 삼성전자 주가의 나침반이라고 주장한다.

박영주 LG투자증권 반도체 애널리스트는 "인텔 텍사스인스트루먼트 AMD 마이크론테크놀로지 등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를 구성하는 기업들은 삼성전자의 영업실적과 직접적으로 관련돼 있어 이들의 움직임은 삼성전자의 주가를 예측하는데 도움을 주고 있다"며 "갈수록 양자의 움직임은 더욱 밀접한 관계를 맺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그럼에도 13일 삼성전자가 하락한 것은 전일 4.1% 올랐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전일 나스닥선물지수가 큰 폭으로 오르자 5일만에(매매일 기준) 상승세로 돌아섰다. 7000원(+4.1%)이 오른 17만6000원으로 마감했다. 즉 삼성전자의 주가는 이미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의 상승을 선반영했다는 얘기다.

여기다 정운찬 서울대 교수의 '반도체 부문 6월 적자설' 발언이 나오면서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 상승을 희석시켰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정 교수는 한 조찬강연회에서 "삼성전자가 지난 6월 반도체 부문에서 적자를 기록했고 내년 1/4분기까지 흑자로 전환하기 힘들다"고 발언했다.

김도현 삼성증권 선임연구원은 삼성전자의 반도체 실적악화는 이미 시장에 알려진 재료지만 정 교수의 '명성'으로 새로운 악재로 작용했다고 분석한다.

정교수의 발언을 뒷받침하듯 CSFB증권은 13일 삼성전자의 2/4분기 영업이익이 1/4분기보다 56% 감소한 7100억원에 그칠 것이란 보고서를 발표했다.

양봉진 마이애셋자산운용 주식운용팀장은 정교수의 발언이 국내기관투자가들에게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다고 본다. 오히려 전일 옵션 만기일에 소화되지 못한 프로그램 매도물량이 출회되면서 삼성전자를 비롯한 지수관련주들이 약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한다.

국내기관투자가들의 단기매매행태가 삼성전자의 하락을 가져왔다는 주장도 나온다.

전일 4.1%상승하자 삼성전자의 향후 실적회복을 낙관하지 못하는 기관투자가들이 곧바로 차익실현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김성인 동원경제연구소 반도체 애널리스트는 "실적악화 때문에 당분간 삼성전자가 반등하기 어렵다고 본 일부 기관투자가들이 차익실현에 나섰다"고 주장한다. 수익률을 낮게 잡는 일부 기관투자가들이 삼성전자를 데이트레이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결국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와 삼성전자의 주가의 연동성은 훼손된 것이 아니고 오히려 더욱 강화될 것이라는 게 시장전문가들의 공통된 결론이다.

박영암 <동아닷컴 기자> pya84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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