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마쓰시타 할리우드 재도전…LA근교에 연구소 개설

  • 입력 2001년 7월 9일 18시 48분


1990년대 미국 영화회사를 인수했다가 쓰라린 실패를 맛본 일본 마쓰시타전기가 또다시 할리우드에 도전했다.

마쓰시타는 최근 미 로스앤젤레스 근교에 있는 유니버설스튜디오 빌딩에 ‘파나소닉 할리우드 연구소(PHL)’를 개설하고 고속통신시대 콘텐츠 서비스사업의 기술거점으로 활용하기로 했다. 이 연구소는 디지털영화의 촬영과 녹음기술뿐만 아니라 저작권 보호와 대금 징수 등 영화 제작과 유통에 관한 모든 것을 연구할 계획.

마쓰시타의 재도전은 과거에 대한 반성에서 시작됐다. 경쟁자인 소니가 89년 미 컬럼비아영화사를 인수하자 마쓰시타도 90년 MCA(현 유니버설스튜디오)를 61억달러에 사들였다. 그러나 MCA 경영진과의 대립으로 95년 MCA 지분 80%를 매각하면서 사실상 영화사업에서 손을 뗐다.

반면 소니는 계열사의 실적 부진 등으로 어려움을 겪긴 했지만 컴퓨터그래픽(CG) 부문을 강화하고 인터넷에 의한 영화배급 등 디지털사업에 집중했다. 지금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융합이라는 전략을 내걸고 디지털영화부문을 선점하고 있다.

마쓰시타 내에서는 “어려움을 겪더라도 소니처럼 할리우드 영화사업을 계속했어야 했다”는 때늦은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디지털영화가 기술적으로는 실현 가능하지만 이익으로 연결되는 비즈니스모델을 만들지 않으면 사업성이 없다는 회의론도 있다.

마쓰시타측은 올해 안에 유니버설스튜디오 내의 별도 부지에 거대한 스크린을 갖춘 신사옥을 짓고 인원도 대폭 확충하기로 했다. 예전의 아픈 교훈을 딛고 디지털영화시대를 주도하겠다는 마쓰시타의 새로운 도전이 시작됐다.

<도쿄〓이영이특파원>yes20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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