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프랑스 최고급 패션 브랜드 '에르메스' 아시아 진출

  • 입력 2001년 6월 28일 18시 25분


프랑스의 최고급 패션 브랜드 에르메스가 한국 일본 등 아시아 소비자들에게 한층 가까이 다가섰다.

에르메스는 28일 장 루이 뒤마 회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일본 도쿄의 패션거리 긴자에 단독 매장을 열었다. 한국에서도 서울 신라호텔, 갤러리아 명품관, 현대백화점 압구정점에 이어 7월 중순 부산 파라다이스 호텔에 매장을 열 예정.

2003년경에는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단독매장도 낼 계획이다. 아시아 시장 의존도가 높은 다른 명품 브랜드에 비해 유럽 북미 소비자들에게 더 인기가 있던 에르메스가 아시아 진출을 강화하고 있는 것.

164년 전통의 에르메스는 매장 하나를 열 때에도 장인정신과 예술혼을 불어넣는다. 이번에 문을 연 일본 긴자 매장 역시 프랑스 파리의 퐁피두센터를 설계한 건축가 렌조 피아노(64)가 설계하고 일본의 조각가 신구스스무(新宮晋)의 작품을 전시했다. 건물 외관 전체가 유리벽돌로 이루어져 긴자 거리의 새로운 명물이 되고 있다.

설계자 피아노씨는 “유리는 건물의 안과 밖이 서로 소통하는 소재”라며 “동양철학에서 건축의 모티브를 얻었다”고 말했다. 한국의 에르메스 매장들도 뒤마회장의 부인 르나 뒤마가 운영하는 건축설계회사 RDAI에서 인테리어를 했으며 평당 2500만원이상의 비용이 들었다.

에르메스는 상품 제작에서 대량생산을 거부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스카프를 비롯해 가방 핸드백 구두 등 가죽류, 옷, 도자기 등 모든 상품들은 프랑스 본사에 있는 500여명의 숙련된 장인들이 일일이 손으로 만들어낸다. 가죽가방 하나를 꿰매는데 18시간 걸려 한사람의 장인이 1주일에 2개를 만들지 못한다(법정 근로시간이 1주에 33시간 정도). 이 때문에 영화배우 그레이스 켈리가 썼던 ‘켈리백’이나 샹송가수 제인 벌킨이 멨던 ‘벌킨백’등 인기품목은 주문후 2∼7년을 기다려야 받을 수 있다. 모든 제품에 제조한 장인의 이름이 적혀 있어 수선할 때도 그 기술자가 다시 수선해주고 있다. 전형선 에르메스 한국지사장은 “에르메스는 어머니가 딸에게, 아버지가 아들에게 대를 이어 물려줄 수 있는 제품을 만든다”고 말했다.

<도쿄〓신연수기자>ys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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