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드 월드]부시 "핵무기 이렇게 많을줄이야"

  • 입력 2001년 6월 18일 18시 26분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미국의 핵무기 보유 현황을 보고받고 자신이 상상했던 것보다 핵무기가 많은 데 대해 경악했다고 17일 발매된 미국의 시사주간지 뉴스위크 최신호(25일자)가 보도했다.

뉴스위크는 백악관 관계자의 말을 인용, 부시 대통령이 “나는 우리가 이렇게 많은 핵무기를 갖고 있는 줄 몰랐다”며 “그렇게 많은 것들이 왜 필요하느냐”는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

이 잡지는 미국이 보유하고 있는 핵무기 수를 고려할 때 부시 대통령의 문제 제기는 어리석은 것이 아니라고 덧붙였다.

미국은 현재 대륙간 탄도미사일용 핵탄두 5400기와 B2, B52 전폭기용 핵폭탄 1750기, 전술핵무기 1670기, 기타 미국의 지하 벙커에 비축된 1만개의 핵탄두 등이 있다.

부시 대통령은 과다한 핵무기 보유 실태를 파악한 뒤 국방부를 통해 미사일방어 체제 계획과 병행한 핵무기 감축 추진에 더욱 박차를 가하게 됐다고 뉴스위크는 보도했다.

도널드 럼스펠드 국방부장관은 퇴역 공군장군인 조지 버틀러와 로널드 레이건 행정부 시절 국가 안보 분야에서 일했던 리처드 펄을 재기용, 핵무기를 보다 안전하고 비용이 덜 드는 방법으로 관리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도록 지시했다.

펄씨는 국방부 고문으로 복귀하기 전 “나는 왜 미국의 핵탄두를 1000기 이하로 최소화할 수 없는지를 이해할 수 없다”며 “진실은 미국이 이 같은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을 것이며 러시아 역시 핵무기를 사용할 수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었다.

버틀러 전 장군은 딕 체니 부통령이 국방부장관을 지낼 때 그의 지시로 핵무기 감축을 추진한 바 있다.

<워싱턴〓한기흥특파원>eligi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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