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장의 명품이야기]부와 권세의 상징 '에르메스'

  • 입력 2001년 6월 14일 19시 03분


영화 ‘내 남자친구의 결혼식’은 한 남자를 사랑하는 두 여자의 이야기이다.

특히 주인공 줄리(줄리아 로버츠 분)의 자유분방한 매력과 키미(카메론 디아즈)의 양가집 규수다운 품위가 흥미롭게 비교된다. 두 여자의 첫 대면에서 키미의 자태는 줄리를 주눅들게 한다. 이때 키미를 더욱 돋보이게 하는 것이 다름아닌 에르메스의 스카프.

스카프는 여성에게 각별한 의미를 갖는다. 옷에 세련미를 더해주고 여성의 움직임에 우아함을 보태준다. 부와 권세의 상징인 에르메스의 승마 무늬 스카프는 여성들에게 선망의 대상이었다. 에르메스의 전통적인 스카프 문양과 로고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에르메스의 역사는 창업자인 티에리 에르메스가 1837년 마구상을 시작한 것에서 비롯됐다. 그후 그의 손자 에밀 에르메스는 자동차라는 새로운 교통수단의 출현과 함께 생활양식의 변화를 예측하였다. 그래서 탄생한 것이 마구에 사용하는 독특한 박음질법인 새들 스티칭을 이용한 고품질의 가죽제품과 여행용 가방이었다. 특히 그레이스 켈리가 들었던 가방 ‘켈리’는 지금까지도 잘 팔리는 명품이다.

그후 에르메스는 의상, 향수, 테이블 웨어, 가정용품으로까지 사업영역을 확대하였다. 예술성과 까다로운 공정 속에 탄생되는 스카프는 시대의 변화와 사회성을 반영하는 명품으로 여성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아이템이 되었다.

현재 에르메스의 사장이며 에르메스가의 5대손인 장 루이 뒤마는 에르메스라는 이름과 동의어가 되어 버린 고급 사치품이란 말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한다.

“우리는 고급 사치품을 파는 것이 아니다. 여기에 신경쓰는 사람은 고객들이다. 우리는 무엇보다 고객을 위한 최고의 품질을 추구한다.”

5대째 장인정신을 지키면서 시대에 따라 변화해온 디자인, 한결같은 품질로 전세계 169개 매장에 패션왕국을 건설한 에르메스. 명품은 충실한 기본에서 태어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장 현 숙(보석 디자이너) client@jewelbutton.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