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수입차 실제 얼마나 팔리나

  • 입력 2001년 6월 3일 18시 58분


“한국은 유별나게 수입차가 안팔리는 나라입니다.”(수입차 업계)

“천만에요. 차종별로 비교해보면 수입차는 잘 팔리는 편입니다.”(한국자동차공업협회)

어느쪽 주장이 맞을까.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수입차의 실질적인 국내 자동차시장 점유율은 5%이상으로 봐야 정확할 것 같다.

수입차 업체들은 국내 자동차 판매시장에서 수입차가 차지하는 비율이 0.5%에 불과해 세계 자동차 생산국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수치상으로 볼 때 지난해 국내에서 팔린 105만7243대의 승용차중 수입차는 0.4%인 4414대. 선진국은 이같은 수입차의 ‘판매 부진’을 통상 마찰의 원인으로 꼽고 있다.

그러나 실상은 반드시 그렇지 않았다.

자동차 업계는 우선 수입차업계가 1500cc 이하 차량을 한 대도 수입하지 않은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1500cc 이하 차량은 지난해 국내 자동차 판매시장에서 가장 높은 판매비중(31%)을 점했기 때문. 이는 외국 소형차가 가격면에서 국산차에 비해 경쟁력이 없기 때문.

그러나 수입차가 집중되어있는 2000cc 이상 중대형 고급 승용차 시장은 상황이 다르다. 지난해 팔린 중대형 승용차는 모두 5만8243대. 이중 수입차는 3075대(지프 포함)로 시장점유율은 5%로 올라간다. 더구나 3000cc이상 대형승용차의 경우 올 들어 1월에만 9.1%, 3월에는 9.3%에 이르러 10%대를 육박하고 있다.

4000cc이상의 초대형 승용차 시장에선 수입차의 압도적 우세. 올해 1월에서 4월까지 국산 4000cc이상 차의 판매는 264대 였지만 수입차는 393대가 팔려 60%의 시장점유율을 보였다. 올해 팔린 최고급 승용차 10대 중 6대는 외제차였던 셈이다.

현재 시판되는 120개 수입차 모델 중 4000cc급 이상은 총 24종. 전체 수입차 판매량의 약 17.8%를 차지하고 있다. 4월말 기준 배기량 4000cc이상 모델의 총 판매는 393대로 이 가운데 30%정도를 렉서스 LS430이 점유하고 있다.

한 수입차업체 대표는 “1500cc이하 수입차는 한국차에 비해 4∼6배이상의 가격차이를 보여 경쟁력을 맞출 수 없는 상황”이라며 “앞으로도 2000cc이상의 중대형차 위주의 판매전략에 초점을 맞출것”이라고 말했다.

<김동원기자>davi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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