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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6월 1일 18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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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위스콘신대 재료공학과 엄창범 교수와 미국 뉴저지주에 있는 벨연구소 진성호 박사는 과학분야의 세계적인 권위지인 ‘네이처’ 최근호에 이붕소마그네슘으로 다량의 전류를 흘려보낼 수 있는 초전도 박막과 전선을 만들었다고 발표했다.
이붕소마그네슘은 화학회사가 지난 40여년 동안 붕소를 만드는 데 사용해 온 흔한 물질. 올 1월 일본 과학자가 금속계 초전도체 중 초전도를 나타내는 온도가 가장 높았던 물질보다 15도가 더 높은 영하 234도에서 이붕소마그네슘의 초전도성을 발견해 세계 과학계의 관심을 끌었다.
엄 교수팀은 이붕소마그네슘에 산소를 약간 첨가하면 이 물질이 자기장의 방해를 받지 않고 초전도체 성질을 유지하면서 많은 양의 전류를 흘려보낼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혀내고 이 원리를 응용해 실제로 고성능의 이붕소마그네슘 초전도 박막을 제작했다. 초전도 박막을 이용하면 저항 없이 초고속으로 작동하는 전자소자를 만들 수 있다.
진 박사팀은 이붕소마그네슘에 철로 피복을 입히는 방법으로 전선을 만들어 다량의 전기를 흘려보내는 데 처음으로 성공했다. 그동안 과학자들은 이붕소마그네슘이 단단하고 잘 부서져 전선으로 가공하는 데 어려움을 겪어왔다.
이에 앞서 2월에는 포항공대 이성익 교수팀이 세계 최초로 이붕소마그네슘으로 초전도 박막을 만들어 역시 과학분야 권위지인 ‘사이언스’에 발표했었다.
이 교수는 “이 물질로 초전도체를 만들면 서울시에서 쓰는 모든 전기를 지름 1㎝의 전선으로 운송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이붕소마그네슘은 흔해 값이 싸고 현존하는 어떤 초전도체보다 전류를 많이 흘릴 수 있다는 사실이 최근 밝혀지고 있다”고 말했다.
<신동호동아사이언스기자>dong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