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아이디어 짜내며 뜬눈으로 밤샜죠" , 대학생 창업여왕 김현진씨

  • 입력 2001년 5월 30일 18시 30분


“머리 속에서 생각한 게 막상 제품으로 나오면 너무 신기해요. 그 맛에 밤새 연구하고 사업 구상하겠죠.”

‘제5회 전국 대학생 창업경연대회’에서 최우수상을 받은 김현진(21·한국산업기술대 기계설계학과·사진) 씨는 이번 수상으로 창업대회 2연패의 영광을 안았다. 지난해 경기도 대학생 창업대회에서도 우승한 것. 그때는 전국대회가 없었지만 올해는 전국에서도 최고의 ‘창업 여왕’으로 뽑혔다.

김현진씨가 만든 것은 ‘태양전지를 이용한 액세서리’다. 머리핀이나 귀걸이, 목걸이에 태양전지를 달아 햇빛을 받으면 불빛이 반짝이도록 만들었다. 그녀는 직접 액세서리를 달고 와서는 “귀걸이가 특히 예뻐요”라며 자랑했다.

그녀의 학과는 정원 56명에 여자는 4명에 불과하다. 실업계 고등학교를 나온 뒤 건축설계를 하고 싶었는데 다 떨어지고, 그래도 설계를 할 수 있는 기계설계학과를 골랐단다. 남자들 때문에 불편한 건 없냐고 물었더니 “성격이 여성스러운 편이 못돼서 후배들이 ‘현진이 형’이라고 부른다”며 웃었다.

21살의 여대생이 발명이나 창업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는 뭘까.

“학교가 내년에 첫 졸업생을 내요. 실업계 학생들이 많고, 교수님들이 이론보다는 실전을 중시해서 학풍이 실천적이죠. 강의실보다 회사나 연구실에서 배우는 시간이 더 많을 거예요. 교수님이 창업동아리를 권유해서 들어갔다가 재미를 붙였어요.”

그녀가 들어 있는 동아리인 ‘테크존’은 선배들이 지난해 독일에서 열린 발명전시회에서 은상과 동상을 한꺼번에 받는 등 실력이 탄탄하다. 대회 관계자도 김현진씨의 발명이 참신할 뿐 아니라 창업 동아리에서 훈련을 받아서인지 사업 구상도 알차다고 귀띔했다.

“일단 공부를 열심히 하고 졸업해서는 멋진 엔지니어가 되고 싶어요. 때가 되면 창업도 할 수 있겠죠. 일단 이번 우승으로 실리콘밸리에 가게 됐는데 그곳에서 미국의 창업 열기를 배우고 싶습니다.”<김상연 동아사이언스기자>

dream@dog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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