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 세 거장은 세계 골프계의 ‘살아있는 전설’로 불린다.
결코 화려했던 과거 성적 때문만은 아니다. 벌써 은퇴해 손자, 손녀들의 재롱을 즐길 나이건만 피 말리는 공식대회에 출전해 여전히 녹슬지 않은 ‘샷’으로 올드팬의 가슴을 두근거리게 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25일 뉴저지주 퍼래머스 리지우드CC(파72)에서 벌어진 2001미국시니어PGA 챔피언십(총상금 200만달러) 첫 라운드.
‘4대 메이저타이틀 최다 우승자(18승)’ 니클로스는 4언더파 68타로 당당히 올시즌 상금랭킹 선두인 래리 넬슨(미국)과 공동2위를 마크하며 건재함을 알렸다.
특히 그는 전날 “다른 선수들이 우승을 다투는 경연장의 들러리나 서는 신세가 되기는 싫다. 내가 더 이상 우승후보가 아니라면 대회에 출전하는 것은 무의미하다”며 은퇴의사를 강력히 비쳤기에 이날 선전은 자신감을 회복하는 계기가 될 듯.
니클로스는 올해 PGA정규투어에 3차례 출전해 모두 컷오프 탈락했지만 4차례 출전한 시니어투어에서는 ‘톱10’ 한 번을 포함해 모두 20위 안에 들었다.
‘니클로스에 질 수 없다’는 듯 전성기 라이벌이었던 ‘흑표범’ 플레이어(메이저 9승)는 공동8위(2언더파 70타), 파머(메이저 8승)는 올시즌 세번째 ‘에이지슈트(자신의 나이와 같은 타수)’를 기록하며 공동14위(1언더파 71타)로 노익장을 과시했다.
이날 이븐파(72타)에 그친 만50세의 ‘시니어 초년병’ 톰 왓슨과 톰 카이트(이상 미국)로서는 다시 한번 ‘대선배’에게 고개를 숙이지 않았을까.
파머는 이날 “나에게 은퇴란 없다. 팬이 원하면 언제든지 출전하겠다”며 “오늘의 71타는 그리 놀랄 일이 아니다. 타수를 더 낮출 수도 있었다”며 강한 의욕을 보였다.
<안영식기자>ysa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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