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물 부족해 8초에 한명씩 숨져", 다카하시 도쿄대 교수

  • 입력 2001년 5월 23일 18시 53분


“물 부족으로 8초에 한 명이 죽고 있습니다. 이같은 물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세계적인 협력이 필요하며, 특히 한국과 일본 학자들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세계적인 수자원 전문가인 다카하시 유타카 세계수자원학회 부회장(도쿄대 명예교수·사진)이 최근 대한토목학회 초청으로 한국을 방문해 ‘지구의 물위기와 토목기술자’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요즘 극심한 가뭄에 시달리는 우리나라도 현재 물 부족 국가로 분류돼 있다.

“60억 명의 지구 인구 중 12억 명이 필요한 물을 구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21세기 중반에는 지구 인구가 90억 명으로 늘어나 물 위기는 더욱 심각해질 것입니다. 20세기에 석유 때문에 전쟁이 일어났다면 21세기에는 물 때문에 전쟁이 일어날 것입니다. 이 말을 하는 동안에도 안타깝게도 벌써 몇 십 명이 죽었습니다.”

특히 물 부족 현상은 아프리카, 중동, 인도, 중국 등 저개발 국가들에 더 심각하다. 다카하시 부회장이 한국과 일본의 협력을 강조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세계적인 물 위기를 극복하려면 선진국과 후진국이 머리를 맞대고 협력해야 하는데, 한국과 일본이 후진국과 선진국 사정을 잘 알기 때문에 이들의 징검다리 역할을 맡아야 한다는 것이다.

다카하시 부회장은 물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방안으로 ‘지역에 맞는 다양한 수자원 개발’을 들었다. 해안은 바닷물 담수화, 도시 지역은 재활용과 절약, 하천이 많은 곳은 재개발 같은 복합적인 방식을 도입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가뭄으로 고생하는 한국에 대해서도 한마디 조언을 곁들였다.

“일본은 가뭄 때 다른 지역에서 물을 끌어오거나, 공업용수·농업용수 등을 고루 분배할 수 있는 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가뭄에 대비하고 있습니다. 한국도 적극적으로 가뭄 대비책을 마련해야 할 때입니다.”

<김상연동아사이언스기자>dre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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