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컨페더컵]프랑스 "한국 각오하라"

  • 입력 2001년 5월 18일 18시 22분


왼쪽부터 티에리 앙리, 니콜라 아넬카, 유리 조르카예프
왼쪽부터 티에리 앙리, 니콜라 아넬카, 유리 조르카예프
‘지네딘 지단이 빠졌지만 그래도 세계 최강.’

30일 대구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질 2001컨페더레이션스컵 개막전에서 한국과 맞붙을 98월드컵 챔피언 프랑스.

18일발표된프랑스 축구대표팀 명단엔 ‘세계 최고의 공격형 미드필더’ 지네딘 지단과 ‘신의 손’ 골키퍼 파비앙 바르테즈 등 슈퍼스타가 이탈리아와 스페인 잉글랜드리그의 참가로 합류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 프랑스 대표팀의 공수 면면을 자세히 보면 여전히 세계 최강이다.

티에리 앙리와 니콜라 아넬카, 크리스토프 뒤가리 등 막강 공격진에 수비진도 마르셀 드사이와 빅상트 리자라주에 주마나 카마라, 올리비에 다쿠르, 제레미 브레셰 등 신예들이 대거 가세했다. 98월드컵 우승컵을 거머쥐었을 때와 전력의 차이가 거의 없다는 게 세계축구전문가들의 평가.

로제 레메르 프랑스 감독은 이날 “이탈리아와 스페인리그가 막판 순위다툼이 치열하기 때문에 일부 선수들을 포함시키지 못해 안타깝다. 하지만 이것을 컨페더레이션스컵 우승을 하지 않겠다는 것으로 생각지 말라. 우리는 우승하기 위해 최강의 멤버를 짰다”며 우승에 강한 집념을 보였다.

프랑스는 친선경기든 이벤트경기든 일단 참가를 결정하면 최상의 멤버로 전력구성을 한다. 바로 어설픈 대표팀 구성으로 어떤 대회에서든 무너지기 시작하면 대표팀 사기는 걷잡을 수 없이 떨어진다는 점을 계산한 것. 이는 바로 프랑스축구가 98월드컵과 유로2000에서 우승한 뒤 “아무리 하찮은 경기라도 패하면 최강을 지킬 수 없다”고 주장한 그의 지론을 실천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대표팀 운용 원칙을 바탕으로 17일 브라질의 7년 아성을 무너뜨리고 세계 랭킹 1위에 우뚝 선 프랑스. 한두 명의 스타플레이어에 의존하지 않는 막강 조직력을 최대의 무기로 한다.

컨페더레이션스컵 출전 프랑스대표팀 명단
포 지 션이 름소 속
G K올리히 랑보르도
미카엘 랑드로낭트
그레고리 쿠페리옹
D F마르셀 드사이첼시
미카엘 실베스트르맨체스터
빅상트 리자라주바이에른 뮌헨
윌리 사뇰바이에른 뮌헨
마틴 제투모나코
제레미 브레셰리옹
프랑크 르뵈프첼시
크리스티안 카랑뵈미들스브로
M F패트릭 비에이라아스날
유리 조르카예프카이저스 라우테른
아엘 카리에낭트
올리비에 다쿠르리즈
주마나 카마라마르세유
F W티에리 앙리아스날
실뱅 윌토르아스날
로베르 피레스아스날
니콜라 아넬카파리 생제르맹
스티브 말레리옹
크리스토프 뒤가리보르도
로랑 로베르파리 생제르맹

프랑스 대표선수는 대부분 11, 12세 때부터 엄청난 경쟁률을 뚫고 축구기술센터에서 체계적으로 지도를 받은 ‘엘리트들’. 97말레이시아 세계선수권에서 혜성같이 나타난 앙리와 아넬카가 그 예다. 프랑스가 97년 세계랭킹 6, 7위에 머물다 98월드컵을 기점으로 2위로 도약한 뒤 정상에 오른 것은 88년부터 매년 2억프랑(약 360억원)을 쏟아부어 축구기술센터에서 키운 ‘영재’ 선수들이 성장한 결과.

게다가 프랑스는 다양한 인종적 혼합으로 세계축구의 양대 흐름을 적절히 조화시켰다. 지단의 부모가 알제리인이며 유리 조르카예프는 아르메니아, 드사이는 가나, 리자라주는 바스크, 패트릭 비에이라는 세네갈 출신이다. 프랑스가 유럽의 파워축구와 라틴계의 테크닉을 함께 갖춘 ‘예술축구’를 완성시킬 수 있었던 것도 결국 이 같은 인종적 조화가 없었다면 힘들었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

브라질의 축구스타 둥가가 “2002년 월드컵에서도 프랑스가 우승할 것”이라고 호언장담하는 이유도 바로 이 같은 배경을 잘 이해하고 있기 때문이다.

<양종구기자>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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