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구연의 ML통신]완투가 뉴스?

  • 입력 2001년 5월 14일 18시 29분


박찬호가 10일 플로리다 말린스를 상대로 시즌 4승째를 올린 날 팬은 다저스의 셋업맨 마이크 페터스가 2점 홈런을 맞아 다시 1점차까지 쫓기게 되자 마무리투수 제프 쇼의 공 하나 하나에 숨을 죽였을 것이다.

이때 떠오르는 의문은 왜 박찬호가 완투하지 않았느냐는 것. 박찬호는 6회와 7회에 6타자를 상대로 5개의 삼진을 잡았음에도 물러났으니 팬으로선 더욱 안타까움이 컸을 것이다.

현대야구의 특성 중 하나는 투수의 분업화다. 이는 경기시간 연장의 ‘주범’이기도 하지만 투수의 수명 연장이란 긍정적인 효과를 지니고 있다.

메이저리그는 지난해 재미난 통계를 하나 내놓았다. 지난 100년 동안 양팀 통틀어 1경기에 투입된 투수 숫자이다. 25년 단위의 통계에서 1901년엔 2.3명, 1925년 3.7명, 1950년 4.2명, 1975년 4.8명으로 늘어나더니 급기야 2000년엔 7.1명으로 늘어나 100년 만에 3배나 늘어났고 불과 25년 전에 비해서도 1.5배가 늘어나 투수분업의 추세가 가팔랐음을 보여 주었다.

같은 기간 팀당 완투경기도 119.6경기, 75.6경기, 62.4경기, 43.8경기, 2000년엔 7.8경기밖에 되지 않을 정도로 급감했다. 메이저리그가 162경기를 치르면서 팀당 완투투수가 8경기조차 나오지 않음을 알고 있는 팬은 과연 얼마나 될까. 1901년의 경기당 86.2% 완투에 비하면 2000년에는 4.8%밖에 되지 않으니 이제 바야흐로 완투 투수는 ‘천연기념물화’ 되어 가고 있는 중이다.(야구해설가)koufax@net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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