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편지]이명희/중부고속도 마구 버리는 '쓰레기 양심'

  • 입력 2001년 5월 11일 15시 59분


며칠 전 일손이 모자라는 시댁에 갔다. 중부고속도로 주변에 있는 밭에서 하루 종일 고추를 심으며 찌푸린 인상을 펼 수 없었다. 고속도로를 지나가는 차량들이 시도 때도 없이 쓰레기를 차창 밖으로 던졌기 때문이다. 누가 버렸는지 몰라도 도로 주변에 용변까지 있어 밭에서는 정성들여 챙겨간 들밥을 먹을 수 없었다. 시댁 식구들은 도로공사 순찰차나 직원들을 볼 때마다 도로 주위에 철망을 세우든지 다른 대책을 마련해 달라고 호소했으나 아무런 조치가 없다고 한다. 도로공사는 도시민들에게는 방음벽을 잘 세워주지만 농민의 목소리는 좀처럼 듣지 않는다는 것이다. 가뭄과 일손 부족으로 힘겨운 농민들은 함부로 버려지는 양심 때문에 더 힘들어 보였다.

이명희(경기 이천시 사음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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