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젊은 호랑이'들 5연승 신바람

  • 입력 2001년 5월 10일 22시 03분


김성한,김성한.

9일 경기가 끝난뒤 광주구장 출입구로 해태 김성한감독의 모습이 보이자 100여명의 광주팬들은 그의 이름을 목청껏 연호했다. 하도 많은 팬들이 모여들자 김감독은 안전요원의 에스코트를 받고 나서야 겨우 운동장을 빠져나갈 수 있었다.

해태가 달라지자 광주도 달라졌다. 젊은 호랑이 들의 패기가 하늘을 찌르자 최근 몇 년간 야구에 흥미를 잃던 광주팬들도 서서히 반응을 보이기 시작했다. 10일 광주구장을 찾은 관중은 6318명으로 99년 5월1일(8924명)이후 2년만에 최다관중. 해태는 지난해 대비 71%나 홈관중이 늘었다.

이처럼 광주팬들이 열광하고 있는 것은 '젊은 호랑이' 들 때문이다.

김응룡감독의 18년 장기집권 이후 지휘봉을 물려받은 40대 김성한감독(43)은 취임 일성으로 젊고, 패기있고, 근성있는 야구를 외쳤다. 실제로 뚜껑을 열자 해태는 지난해와는 분명 달랐다.

우선 해태의 주전 라인업 9명 가운데 용병 산토스(35)를 제외하곤 전원 20대 선수들로 8개구단 가운데 가장 젊어 파격적이다. 젊은 선수들의 가장 큰 무기는 패기. 프로 2,3년차로 기량이 하루가 다루게 늘고 있는 정성훈 양현석 홍세완 김상훈 등은 몸을 돌보지 않고 매경기 정신없이 그라운드를 나뒹군다.

근성도 남다르다. 지난달 24일 두산과의 경기에서 0-9로 뒤지다 포기하지 않고 쫓아가 10-10 무승부를 만들었고 최근엔 4경기 연속 역전승까지 일궈냈다. '젊은 호랑이'의 중심은 물론 김성한감독. 그는 3시간여의 경기 내내 감독 의자에 앉지 않고 거의 서서 팀을 지휘한다. "선수들과 같이 호흡하기 위해서"라는 게 그의 설명.

해태는 10일 삼성전에서 또 이겼다. 4-0으로 완봉승을 거둬 올시즌 첫 5연승. 1회 정성훈과 산토스의 홈런으로 3점을 뽑자 해태 선발 유동훈은 5이닝 3안타 무실점으로 마운드를 지켜 1년8개월여만에 승리를 따냈다. 해태의 '홈 3연전 싹쓸이'는 옛 스승 김응룡감독의 삼성을 상대로 한 것이라 남달랐다. 삼성은 시즌 첫 3연패.

한화 장종훈은 이날 두산경기에 나서 꼭 1600경기째 출전으로 은퇴한 쌍방울 김광림이 갖고 있는 1630경기 출전기록 경신에 31경기를 남겨뒀다.

<김상수기자>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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