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를 읽고]의원 꿔주기 '술수정치' 아닌가

  • 입력 2001년 5월 10일 18시 35분


7일자 A7면 ‘동아일보를 읽고’에 실린 박준영 대통령 공보수석비서관의 ‘민주주의 정착 중인데 술수정치라니’라는 제목의 글에 대해 할말이 있다. 첫째, 과연 정부가 국민의 쓴소리를 제대로 들으려 하는지 의심스럽다는 것이다. 노재봉 칼럼 내용의 진위 여부나 표현의 적확성을 떠나 국민의 의견의 하나로 겸허히 받아들인다면 반론을 제기할 이유가 없다. 포용과 폭넓은 이해, 그리고 진솔한 자기 반성이 국민의 정부답지 않을까. 둘째, 술수정치를 하지 않는다고 했는데 과연 그런가. 정책 노선이 상이한 민주당과 자민련의 연합에 이어 최근 민국당과의 연합을 술수가 아니라고 보는 국민은 별로 없다. 또 보릿자루 꿔주듯이 국회의원을 유권자의 의사와 상관 없이 자민련에 빌려준 것도 마찬가지다. 셋째, ‘힘의 정치’ 대신 ‘민주정치’가 자리잡아 간다고 했는데 이 말도 믿기 어렵다. ‘힘의 정치’가 아니라면 ‘여소야대’라는 국민의 뜻을 ‘여대야소’로 만들기 위해 왜 치졸한 행동을 하는가. 민주당 의원들에게 국무총리 해임건의안 표결에 불참토록 한 것이나 대우자동차 노조원 폭력 진압도 ‘힘의 정치’가 아니고 무엇인가. 정부가 쓴소리도 경청하고 반성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 자기 변명은 또 다른 변명을 만든다는 점을 알았으면 한다.

변 용 도(경기 고양시 일산구)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