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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5월 3일 18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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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1년, 그러니까 지금 65세인 내가 다섯살 때였다. 나는 오후 3, 4시쯤 되면 의사였던 할아버지에게서 5센트를 받아 길모퉁이 포장마차에 가서 핫도그 하나를 사먹는 게 주요 일과 중 하나였다. 하루는 할아버지가 왕진을 가는 바람에 돈을 타지 못해 내 저금통에서 돈을 꺼내야 했다. 그러나 저금통을 탈탈 털어도 돈은 4센트밖에 나오질 않았다. 나는 포장마차 아저씨에게 그 돈을 내보였다. 그러자 그 아저씨는 핫도그 하나를 들고 내 손바닥의 돈과 핫도그를 번갈아보더니 핫도그 끝 5분1쯤을 베어 물고는 내게 나머지를 주었다. 나는 그 핫도그를 맛있게 먹었다. 나중에 이 사실을 안 할아버지는 눈살을 찌푸리며 ‘병균이 옮을지 모른다’며 음식은 아무하고나 나누어 먹는 것이 아니라고 말씀하셨다. 지금도 나는 핫도그를 볼 때마다 그 때 그 일이 ‘불결’하기 보다는 ‘더없이 즐거운 시절’로 상기되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