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판]민주당 최고위원회의 "겸허한 자세로 민심 파악해야"

  • 입력 2001년 4월 30일 19시 01분


30일 민주당사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는 4·26 지방선거 재보선 패배의 여파 등으로 무거운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참석자들은 “민심 이반이 이번 선거를 통해 확인됐으며, 당은 이를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당이 시국상황에 능동적으로 대처하지 못했다는 자성론도 나왔다. 다음은 최고위원회의 발언 요지.

▽조세형(趙世衡) 상임고문〓조직이나 공천문제도 중요하지만, 당 운영 전반에 대한 진지한 논의가 필요하다. 우리가 국민에게 다가가 현안 해결을 위해 고민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김원기(金元基) 최고위원〓전북에서 새만금 사업이 지지부진하기 때문에 졌다는 등 미세한 얘기를 하기보다는 근본적인 대처가 필요하다.

▽한화갑(韓和甲) 최고위원〓앞으로 장기적인 정국운영 대책을 심도 있게 연구할 필요가 있다.

▽김근태(金槿泰) 최고위원〓지역선거의 의미를 지나치게 증폭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지만 별일 아닌 것으로 넘어가서도 안된다.

▽안동선(安東善) 최고위원〓인책론 같은 이야기는 가당치도 않다. 우리가 진지하게 시국의 어려움을 인식하고 국민의 입장에서 풀어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김기재(金杞載), 장을병(張乙炳) 최고위원〓최고위원들이 머리를 맞대고 현안을 풀어나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정대철(鄭大哲) 최고위원〓대우차 노조 과잉진압 사태가 터졌는데도 왜 이무영(李茂永)경찰청장을….

▽김중권(金重權) 대표〓겸허한 자세로 민심의 소재가 어디에 있는지 파악해서 앞으로 정책에 과감히 반영토록 하겠다.

대선예비주자들 사이에선 당 지도부의 ‘대선행보 자제령’에 대한 불만도 터져나왔다. 노무현(盧武鉉) 상임고문은 최고위원회의에 앞서 “모든 행동을 대선 행보로만 보면 (우리는) 집에서 잠만 자라는 얘기냐”며 “외부강연을 계속하겠다”고 공언했다.

이인제(李仁濟) 최고위원도 “차기에 뜻을 두고 있는 사람들이 열심히 뛰는 것은 바람직하다”며 “개인적으로 할 일이 있고, 모여서 할 일이 있다”고 말했다. 김근태 최고위원도 “고위당직자회의에서 최고위원들에 대해 그런 얘기를 하는 것은 당내의 의사결정 체계를 흔드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한화갑 최고위원은 “차기 후보군의 각개 약진은 계열사 사장들이 회사 일보다 그룹 회장 후보가 되기 위해 뛰는 꼴”이라며 비판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윤영찬기자>yyc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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