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개항 한달]'동북아 허브공항 도약' 가능성 보인다

  • 입력 2001년 4월 27일 18시 46분


인천국제공항이 29일로 개항 한 달을 맞는다. 큰 사고 없이 순항하고 있어 ‘동북아 중추(허브·Hub)공항’으로 발돋움할 기반은 마련됐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다. 그럼에도 아직 배후 지원단지 및 대체 교통망 개발 등 풀어야 할 과제도 많다.

▽순항하는 인천, 가라앉는 간사이〓일본 간사이공항은 빠른 속도로 가라앉고 있다. 인천국제공항은 끄떡없다.

인천공항은 갯벌을 매립해 만든 공항이다. 이 때문에 지반 침하에 따른 피해가 거의 없다. 반면 바다를 메워 만든 간사이공항은 94년 개항 이후 6년 동안 11m나 가라앉았다. 긴급보수공사 비용으로 이미 8000만엔이 투입됐으며 매년 2m 정도씩 가라앉아 유지 보수비용이 엄청나게 들어갈 전망이다. 간사이측은 당초 50년간 11.5m 정도의 침하를 예상했었다.

인천공항은 미국 동부지역까지 논스톱으로 갈 수 있다. 홍콩 첵랍콕이나 싱가포르 창이공항에서 미국 동부로 가려면 중간 급유를 받아야 한다. 이 때문에 인천공항을 이용하면 시간과 비용이 절약된다. 간사이공항과 중국 푸둥공항에서도 직항이 가능하지만 간사이는 이미 수용능력이 한계에 이르렀고 푸둥은 기본적인 수요가 부족하다.

▽600조원의 경제적 효과〓국제 항공시장에서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비중이 97년 25%에서 2010년에는 42%로 늘 전망이다. 또 연간 항공기 이용 수요가 95년 1200만명에서 2010년에는 3300만명이 될 것으로 국제항공수송협회는 예상한다.

이 점에서 동북아 교통요충지에 자리잡은 인천공항의 입지는 잠재력이 크다. 인천공항 건설의 경제적 효과가 600조원(교통개발연구원 분석)을 넘고 고용 창출효과도 2010년까지 25만5000명(경인지방노동청 통계)에 이른다는 분석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인천공항 건설비는 7조9984억원. 간사이(30조원)나 첵랍콕(24조원)보다 훨씬 싸다. 인천공항은 5m의 연약지반을 처리해 지은 반면 간사이와 첵랍콕은 각각 16∼20m와 15∼20m의 바다를 메워 돈이 많이 들었다. 따라서 항공기 이착륙료가 경쟁 공항보다 싸다. 현재 보잉747기 기준으로 이착륙료는 인천이 336만원, 간사이 1069만원, 첵랍콕 561만원이다.

▽국제자유도시로〓인천공항의 경우 5만평의 국제업무지역에 지난해 10월에야 호텔 1개동이 착공됐다. 66만평의 배후 지원단지는 아직 분양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98년 정부가 예산 미확보로 포기한 ‘국제자유도시’를 다시 추진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허브공항의 필수 요건이 충분한 업무 위락 숙박시설이기 때문이다.

교통개발연구원 항공연구팀 책임연구원인 김연명(金淵明) 박사는 “인천공항의 입지적 특성상 비자와 관세가 없는 국제자유도시로만 선포하면 외국투자자들이 줄을 설 것”이라며 “공항 시설이 아무리 좋더라도 주변 시설이 뒷받침되지 못하면 변두리 공항으로 전락한다”고 말했다.

최기선(崔箕善) 인천시장이 내세우고 있는 공항―항구―정보화 중심지 개념인 ‘트라이 포트(tri―port)’ 계획과 그 중심축인 인천공항이 어떻게 유기적으로 연결될지도 관심거리다.

유일한 접근 교통망인 공항고속도로를 보완할 대체 교통망 건설이 지지부진하다. 개항 직전인 지난달 27일 공항철도 기공식이 열렸지만 외자 유치를 전담하는 조건으로 민자컨소시엄에 참여키로 했던 미국 벡텔사가 빠져 사업비 조달에 비상이 걸렸다. 이 때문에 국고지원 등의 문제가 계속 제기되고 있다. 수하물처리 시스템 등을 전자동화하는 문제도 숙제로 남아 있다.

<송진흡기자>jinh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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