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노항씨, 병역청탁 3, 4명 거명…"상당액 금품 받아" 진술

  • 입력 2001년 4월 27일 18시 32분


박노항(朴魯恒·50)원사의 병역비리 사건을 수사중인 민군 검찰은 박원사에게서 병역 청탁 대가로 3, 4명으로부터 상당액의 금품을 받았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국방부 검찰단(단장 서영득·徐泳得)은 27일 “현재까지 병역 청탁 등과 관련해 박원사가 수뢰한 금액이 10억원 정도인 것으로 파악됐다”며 “검은 돈이 숨겨진 곳을 집중 추궁하고 있다”고 말했다.

군 검찰은 또 박원사가 98년5월 잠적 이후 3∼4개월간 헌병 및 의정(醫政)하사관인 군동료 4명을 만난 사실이 확인됨에 따라 이들과 상급자들이 그의 도피를 조직적으로 지원했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조사하고 있다. 서단장은 “박원사가 도피 기간중 접촉을 했던 동료 한 명을 소환해 현재 조사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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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까지 조사 결과 사회지도층 인사들의 연루 혐의는 일부 포착됐으나 금품을 주고받은 흔적을 찾지 못해 이들에 대한 수사는 상당한 시간이 흘러야 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 수사〓서울지검 이기배(李棋培)3차장은 27일 “박원사와 관련된 민간인 혐의자에 대한 수사를 서울지검 특수1부에 배당해 군검찰과 검찰이 28일부터 서울지검 서부지청에서 함께 수사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차장은 “중단됐던 박원사 관련 24건의 병역 비리를 우선 수사한 뒤 연루된 민간인이 추가로 드러나면 이를 수사할 것”이라며 “24건중 입대 예정자 부모가 정치인 고위 관료 등 유명인인 사건은 없다”고 말했다.

▽군검찰 수사〓군 검찰은 27일 박원사를 군무이탈 및 특정범죄가중처벌법위반(알선수재)혐의로 영등포구치소에 구속 수감했다. 구속영장에 따르면 박원사는 98년 4월 서울역 2층 그릴에서 당시 육군본부 공병장교이던 곽모대령으로부터 자신의 친구 아들에 대한 병역면제 청탁과 함께 수표와 현금 등 1500만원을 받았으며, 98년 5월 군부대를 이탈한 뒤 35개월간 군무를 이탈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하태원·신석호기자>scooo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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