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야구-영화스타되면 대통령 만날수 있어

  • 입력 2001년 4월 26일 18시 36분


“미국 인구는 2억7000만명이다. 이 사람들이 모두 대통령을 5분 동안 만나려 한다고 가정했을 때 그 시간을 합하면 대략 1183년이 될 것이다.”

부시 대통령의 수석 보좌관인 앤드루 카드의 말이다. 대통령과 만날 기회를 잡기가 그만큼 어렵다는 뜻이다.

그러나 대통령을 만날 방법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다. 가장 쉬운 것에서부터 가장 어려운 것까지 그 방법들을 아래에 적어 보았다.

1. 대통령의 측근이 되거나 측근과 아는 사이가 된다.

2. 무조건 대통령을 붙들고 늘어진다. 의회 의원들은 대개 별로 시급하지 않은 문제를 갖고도 대통령을 만날 수 있다. 물론 의원의 지명도 등이 영향을 미치지만 때로는 무조건 대통령에게 다가가서 말을 거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3. 야구계의 스타가 된다. 부시 대통령은 열광적인 야구팬이다.

4. 방송국 앵커가 되거나 소도시 언론사의 기자가 된다. 지방 언론사 기자들은 대통령이 평소 잘 접하지 못하는 유권자들과 만날 수 있게 해줄 뿐만 아니라 불편한 질문으로 대통령을 괴롭히는 경우가 거의 없다.

5. 대통령에게 선거자금을 준다. 이것은 대통령과 친구가 되는 전통적인 방법이다.

6. 영화계의 스타가 된다. 하지만 요즘은 스타 중에서도 공화당 성향의 인사들만이 백악관에 들어갈 수 있다.

7. 정책을 위한 소도구가 된다. 대통령이 추진하는 새로운 정책의 필요성을 극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일반 시민이라면 백악관에 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

8. 항상 끈질긴 자세를 잃지 않는다. 돈도, 빽도, 야구의 재능도 없는 사람이 대통령을 보고 싶다면 그저 집에서 TV를 켜는 것이 상책이다. 하지만 그것으로 만족할 수 없다면 대통령의 스케줄을 관리하는 부서에 화려한 편지를 보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 스케줄 관리부서를 이끌고 있는 브래드 블레이크맨은 스마일 스티커를 붙인 편지가 특히 인기가 좋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그런 편지가 정말 효과가 있을까. 블레이크맨의 완곡한 대답은 이랬다. “밑져야 본전이죠 뭐.”

몇 번이고 거듭해서 백악관 관광을 하는 방법도 있다. 때로 관광객들 중 몇 명을 임의로 뽑아 백악관 뜰에 헬리콥터로 착륙하는 대통령을 맞이하는 역으로 쓰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아주 운이 좋다면 대통령과 잠깐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지도 모른다.

이 때 부시 대통령이 구단주로 있던 텍사스 레인저스 야구단에 대해 칭찬을 몇 마디 한다면, 누가 알겠는가. 대통령이 개인 면담을 갖자고 초대해줄지.

(http://www.nytimes.com/2001/04/08/magazine/08PRESIDENT.html)

정리〓김승욱씨(전문번역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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