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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4월 25일 18시 2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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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방의 문화〓일본의 공원관리인이 원숭이에게 먹이로 줄 감자를 들고 가다 땅에 떨어뜨리고 말았다.
다른 원숭이와 달리 ‘이모’라는 원숭이는 흙 묻은 감자를 물에 씻어 먹었다.
그러자 모든 원숭이들이 이를 따라했다.
영국의 박새도 마찬가지. 추운 겨울 한 박새가 배달된 우유병의 종이마개를 부리로 찢어 밑에 고인 지방덩어리를 먹기 시작하자 곧 영국의 모든 박새가 이 행동을 따라했다.
결국 영국 우유회사들은 마개를 더 단단한 재질로 바꿀 수밖에 없었다.
▽속임수〓물떼새는 둥지에서 새끼들을 품고 있다가 여우같은 포식동물이 접근하면 저만치 날아가 앉아 갑자기 날개가 부러져 잘 날지 못하는 흉내를 내며 퍼덕거린다. 그러다가 별 어려움 없이 먹이를 구했다고 생각한 여우가 가까이 다가오면 잽싸게 날아오르며 몸을 피한다. 새끼를 구하려는 속임수이다.
평생을 침팬지와 산 제인 구달 박사는 침팬지에게 혼자 먹을 수 없을 만큼 많은 바나나를 주었다. 그러자 그 침팬지는 바나나를 자기만 아는 곳에 숨겨놓고 조금씩 꺼내 먹었다. 침팬지 친구들이 바나나가 어디에 있냐고 아우성을 치자 그는 손가락으로 정반대쪽을 가리켜 속인 뒤 재빨리 숨겨놓은 곳으로 가서 바나나를 꺼내 먹기 시작했다.
▽감정〓사람만이 슬퍼하고 그리워할까? 아니다. 코끼리는 물과 풀을 찾아 먼 거리를 이동하는 습성을 갖고 있다.
이동 중 동족의 뼈를 발견하면 냄새를 맡고 이리저리 굴린다.
특히 코끼리는 이동하다가도 자기 어머니의 두개골이 놓여 있는 곳을 잊지 않고 들러서 한참동안 그 뼈를 굴리며 시간을 보낸다.
▽언어〓벌은 춤으로 의사소통을 한다. 정찰벌은 꿀을 찾고 돌아와서 동료들에게 8자 모양의 꼬리춤을 춘다. 이 때 춤의 방향은 꿀이 있는 방향, 춤의 속도는 꿀이 있는 곳까지의 거리 정보를 담고 있다. 실제로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는 몇 년 전 꿀벌 로봇을 만들어 춤을 추게 했다. 그리고 춤으로 알려준 장소에 가서 기다렸더니 정말 벌들이 그곳으로 날아왔다.
영장류인 고릴라와 침팬지도 다수의 언어를 갖고 그들끼리 정보를 교환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영장류의 언어중추는 본능과 관련된 변연계에 위치한 반면 인간의 언어 중추는 의 경우 사고를 주관하는 대뇌 피질에 위치한다. 언어 중추가 ‘생각하는 뇌’로 옮겨진 것은 인간이 침팬지로부터 갈라져 기막힌 도약을 하는 데 결정적 발판이 됐다.
▽동맹과 배반〓동물 세계에도 인간처럼 고도의 정치 관계가 존재한다. 우두머리와 친한 침팬지는 훨씬 몸집이 큰 동료들 앞에서 큰 소리를 친다. 몸집이 약한 침팬지들은 서로 동맹을 맺어 함께 거사를 도모하기도 한다.
침팬지 행동을 연구해온 미국 에모리대 프란스 드발 교수는 “침팬지 사회에서는 무엇을 아느냐보다 누구를 아느냐가 훨씬 중요하다”고 말한다. 사람이 그렇듯 ‘백’없는 침팬지는 고생을 한다는 것.
<정리〓신동호동아사이언스기자>dong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