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드 월드]"부시 환경시계는 거꾸로 간다" 여론 뭇매

  • 입력 2001년 4월 23일 18시 41분


뉴욕 타임스퀘어에 모인 환경보호론자들이 유엔본부 빌딩까지 가두시위를 벌이고 있다
뉴욕 타임스퀘어에 모인
환경보호론자들이 유엔본부 빌딩까지
가두시위를 벌이고 있다
미국의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지구의 날'인 22일 그의 소극적인 환경정책에 반대하는 환경보호론자 및 민주당, 언론 등으로부터 집중적인 공격을 받았다.

이날 뉴욕 로스앤젤레스 등 미국 각지에서 열린 지구의 날 관련 행사에서 참석자들은 부시 대통령의 △기후변화협약에 대한 교토 의정서 불이행 선언 △대기중 이산화탄소 감축공약 번복 △알래스카 석유개발추진 △식수의 비소 과다 허용정책 등이 환경보존에 역행하는 것이라고 신랄히 비판했다.

1970년 지구의 날을 창설한 게이로드 넬슨 전 상원의원은 "슬프게도 부시 대통령은 환경문제엔 전혀 관심이 없다"며 특히 부시 대통령이 지구 온난화의 주원인으로 꼽히는 이산화탄소 감축 약속을 지키지 않는 것을 비난했다.

지난해 11월 대통령 선거에서 민주당 부통령 후보로 출마했던 조셉 리버맨 상원의원은 이날 CBS TV와의 회견에서 "부시 대통령이 식수의 비소 함유량을 과다하게 허용해 암발생이 우려된다"고 주장했다.

전통적으로 환경을 중시하는 정책을 펴 온 민주당은 환경 문제에 대한 부시 행정부의 실책을 최대한 부각시켜 내년 상하원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에 승리를 거두겠다는 전략.

로스앤젤레스 집회에서 민주당 지지자들은 "부시 행정부가 환경정책의 시계바늘을 거꾸로 돌리고 있다"며 더 "이상 부시는 안된다"는 구호를 연호했다.

이에 크리스틴 토드 휘트먼 환경보호청장은 "부시 대통령의 환경정책은 실제론 그리 극단적이지 않다"며 "우리는 에너지 수요와 자연보전 문제의 균형을 맞춰 친환경적 정책을 추진하고 있으나 제대로 홍보되지 않고 있다"고 반박했다.

돈 에반스 상무부장관도 "세월이 지난 뒤에는 사람들이 부시 대통령이 친환경적이었음을 알게 될 것"이라고 거들었다.

이들은 부시 행정부가 19일 암 등을 유발하는 독성 화학물질 12종류의 방출량을 감소하기 위한 스톡홀름 의정서의 비준 방침을 발표하고, 이에 앞서 빌 클린턴 전 대통령 시절에 결정된 습지 보존정책을 존속키로 한 것 등을 친환경정책의 예로 들었다.

그러나 뉴욕 타임스는 22일 사설에서 "역대 대통령들이 환경문제에 기여한 것과는 달리 부시 대통령은 이에 역행하고 있다"면서 "부시 행정부가 기존의 환경법률 준수방침을 밝힌다 하더라도 부시 대통령이 행정부를 석유 및 광산업자들의 포로가 되게 하는 것이 아닌지에 대한 의문이 사라지지는 않는다"고 지적했다.

<워싱턴=한기흥특파원>eligi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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