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원금보전 펀드시장 후끈…씨티은행도 가세

  • 입력 2001년 4월 23일 18시 26분


국내 주식시장이 횡보 장세를 보이는 바람에 ‘수익성과 안전성’을 동시에 바라는 투자자들이 선뜻 돈을 맡길 곳이 없다. 이런 상황을 노리고 세계적 금융기관인 씨티은행이 ‘원금보전형’ 펀드를 외국계로는 처음으로 내놓았다. 국내 일부 운용사들이 내놓은 원금보전형 간접투자상품과 지명도와 수익률을 놓고 일대 격돌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투자원금은 확실히 찾는다〓씨티은행이 5월28일까지 파는 ‘씨티가란트’펀드는 대부분의 자금으로 할인채권을 산다. 만기(3년)가 되면 채권 투자액만으로 원금이 된다. 씨티은행은 이 채권에 지급보증까지 선다. 씨티은행이 망하지 않는 한 원금을 잃을 우려는 없다. 남은 돈으로 전세계 생명공학 관련 주식 25개로 구성된 바스켓에 대한 신주인수권을 산다. 추가수익률은 바로 이 신주인수권 투자에서 나온다. 생명공학 관련 종목은 화이자와 쉐링 암젠 등을 포함한다. 투자대상은 제약 54%, 의료기기 29%, 바이오 17% 등이다.

씨티은행측은 “과거 자료로 산정한 결과 이 펀드가 연평균 14.7%의 수익률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며 “실제 수익률은 주식 투자비율에 따라 달라진다”고 밝혔다. 그러나 중도환매할 경우 지급보증이 되지 않아 원금보장을 장담 못한다.

▽국내는 작년 말부터 판매〓제일투신운용이 ‘BIG&SAFE 슈퍼플러스혼합투자신탁’을 500억원 팔았고 유리에셋자산운용도 개방형 뮤추얼펀드인 ‘유리오로라 혼합형펀드’를 425억원(21일 현재) 판매했다.

BIG&SAFE 슈퍼플러스혼합투자신탁은 자금의 60% 이상을 신용등급 A이상의 채권이나 기업어음을 사고 나머지 자금으로 수익증권 등에 투자해 원금을 보전한다. 유리오로라 혼합형펀드는 자금의 60%이하를 현선물간 가격차를 이용한 무위험차익거래에 투자해 원금을 확보한다.

이밖에 마이애셋은 자금의 94%를 국고채에 투자하고 남은 돈으로는 시스템트레이딩을 하는 ‘플러스혼합형’을 4개월 째 운용중이다. 삼성증권은 할인채권과 특정 펀드의 콜옵션에 각각 투자하는 상품을 외국계 증권사와 손잡고 5월 중에 내놓는다.

▽투자자 유의사항〓원금보전형 펀드시장은 국내외 금융기관간의 수익률 ‘싸움터’가 될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외국계 펀드에 돈을 맡기는 투자자들은 ‘환율 리스크’를 감안해야 한다. 씨티은행은 원하는 고객에게는 선물거래로 환(換)위험을 없애줄 방침이다.

또 추가 수익을 내는 부분의 운용상황을 주기적으로 점검해야 한다. 국내 원금보전형 펀드는 주가지수선물이나 옵션에 투자하는 경우가 많아 ‘잘해야 본전’인 상황이 생길 수 있다. 원금보전형 상품은 증시 침체기에 적합한 ‘틈새형’상품이라는 점도 잊지 말아야 한다.

<이진기자>lee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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