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예술]미술 시장과 경영

  • 입력 2001년 4월 20일 18시 43분


◇미술 시장과 경영/최병식 지음/259쪽, 1만6000원/동문선

우리 미술시장에 대한 논란은 많았지만 이를 다룬 본격적인 책은 많지 않았다. 1997년에 나온 ‘그림과 그림값’, 그리고 부분적으로 미술시장의 문제를 다룬 책들이 기억난다. 최병식 교수(경희대)의 이 책은 우리 미술시장의 현황을 잘 정리하고 있다는 점에서 인상적이다.

특히 화랑 경영인 24명의 설문 조사라는 구체적인 자료는 샘플의 수가 작기는 하지만 기초 연구자료로 도움이 될 것 같다.

최 교수의 지적에 의하면 우리 미술은 온통 문제점들로 가득하다. 한국 미술 세계의 과거가 그러했고, 현재가 그러하며, 미래가 그러하다. 지금 방식 그대로 이어진다면 말이다.

이 책은 미술 시장 안에서의 ‘유통’에 초점을 맞추어 전개한 책이다. 특히, 사이버 공간을 통해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는 ‘경매’의 의미를 한국 미술 시장 활성화 모색의 탈출구로 제시하고 있다.

이 책은 예술경영을 전공하는 사람들에게 좋은 자료집 역할을 할 것으로 생각된다.

저자는 수많은 도표들과 자료들을 제시하면서 우리 미술시장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서는 프랑스 미술 시장에서 배울 것을 제안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제도의 개선을 통해 문제의 해결책을 찾고자 하는 방법이다.

물론, 우리나라의 미술 시장에서 해결해야 할 부분들은 불완전한 제도 때문이라고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미술 시장이 안고 있는 수많은 문제점들의 근본을 따져본다면 그것이 과연 이 책에서 제시하고 있는 제도들로 인해 해결될 수 있는 문제인가 하는 의문이 든다.

우리 미술 시장이 안고 있는 문제점들은 다른 분야에도 그대로 적용되는 문제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미술 문화에 대해 사람들이 안고 있는 잘못된 인식의 전환이야말로 우리나라 미술 시장이 안고 있는 병폐를 해결해줄 유일한 탈출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우리 문화예술의 문제는 근본적으로 수요의 부족이다. 나는 “소비자가 늘어나면 모든 문제가 해결된다” 라고까지 얘기하고 싶다.

김재준(국민대 교수·경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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