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형근의음악뒤집기]독일 메탈의 대표, 람스타인의 'Mutter'

  • 입력 2001년 4월 20일 12시 03분


80년 록 매니아들 사이에서 최고의 지지를 얻은 장르는 바로 헤비 메탈이다. 절규에 가까운 보컬과 속주의 기타 연주, 그리고 반사회적인 메시지를 쏟아내었던 '메탈리카' '메가데스' 등의 밴드는 전 세계적인 헤비 메탈 음악의 전성기를 이끌었다.

비록 90년 '너바나' '스매싱 펌킨스'로 일기 시작한 얼터너티브 음악의 열풍으로 헤비 메탈의 전성기는 표면적으로 좌초되는 듯 했지만 90년 말 메탈 음악은 랩과 기계음과 결합해 핌프록과 인더스트리얼 사운드의 모티브가 되었다.

특히 '세기말의 사운드'라는 꼬리표를 단 인더스트리얼 밴드들은 각종 기계음을 음악 속으로 끌어들여 최첨단 디지털 시대를 음산하고 암울한 분위기로 묘사했다.

독일 출신의 4인조 밴드인 람스타인은 독일어 특유의 단절감과 직선적인 어감을 헤비 메탈의 육중함과 인더스트리얼 사운드의 음산함을 더함으로써 '독일 병정'이라는 꼬리표를 얻어냈다.

1995년 발표한 데뷔 앨범 'Herzeleid'로 독일과 유럽에서 주목받기 시작한 람스타인은 96년 데이빗 린치 감독이 'Lost Highway' 사운드 트랙과 'Matrix'에 삽입된 'Du Hast'가 영화와 더불어 히트하면서 독일을 대표하는 밴드로 자리 잡게 되었다.

특히 하드코어 록 밴드 콘의 주축으로 99년부터 시작된 'Family Value Tour'에 참여하여 세계적으로 록 팬들의 주목을 받았고 98년 발표된 두 번째 앨범 'Sehnsucht'로 독일 밴드로는 처음으로 베스트 메탈 연주상의 후보로 노미네이트 되기도 했다.

최근 발표된 람스타인의 3번째 정규 앨범 'Mutter'는 음악을 통해 어머니의 이미지를 그려낸다. 심장, 태양, 박동, 혈관, 내장 등의 단어로 묘사되는 모성의 이미지는 동명 수록곡 'Mutter'에서 들려주듯 모성에 대한 따뜻한 통념이 아니다. 어머니를 저주하지만 결국 극한의 상태에서는 도움을 청하는 이중적 이미지로 묘사한다.

이런 앨범의 내용적인 특이함과 함께 본 앨범 'Mutter'는 독일을 대표하는 밴드로 전 세계적으로 주목 받아온 이들의 음악성을 확인 할 수 있는 앨범이다. 곳곳에서 들려주는 전자적인 분위기와 묵직한 기타 리프는 키보드의 감상적인 멜로디 라인과 결합해 비장하다.

특히 이번 앨범 ‘Mutter'에서는 람스타인의 음악적인 특징인 비장함을 배가시키기 위해 프로그레시브, 테크노, 클래식 양식을 차용하기도 한다. 이러한 시도는 록과 클래식의 결합을 시도한 'Mein Herz rennt'와 몽호한 트립합 'Ich will'을 통해 확인 할 수 있다. 이외에도 백설공주를 패러디한 뮤직비디오로 화제가 된 ’Sonne'가 수록한 ‘Mutter'는 80년대 전성기의 헤비 메탈에 대한 향수를 자아낸다.

류형근 <동아닷컴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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