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시중은행 1분기 장사 '짭짤' "카드수수료-저금리가 효자"

  • 입력 2001년 4월 19일 18시 37분


올 1분기(1∼3월) 시중은행들의 영업 실적이 크게 좋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현대 쌍용 등 일부 대기업 여신에 대한 충당금적립 부담이 커 순익 증가는 영업이익 증가폭에 못미쳤다.

주택은행은 19일 1분기 결산 결과 △충당금적립전이익은 509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8.8% 증가했으며 △순익도 2230억원으로 27.8% 증가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0조원 이상 수신이 증가한 데다 올들어 예금금리가 계속 내리면서 ‘예대마진’(대출금리―예금금리) 폭이 커졌기 때문. 신용카드업의 호황으로 카드부문의 이익도 127%나 급증했다. 충당금도 전년 268억원에서 올 1662억원으로 폭증했다. 현대계열을 ‘고정’으로 처리하면서 △고정이하여신비율이 5.08%에서 5.63%로 △요주의이하 비율은 10.32%에서 10.40%로 올라가는 등 자산건전성은 조금 악화됐다.

한빛은행도 이날 “충당금적립전이익이 4697억원, 순익이 1134억원””이라며 “현대전자에 대한 충당금을 지난 연말 5%에서 15%로 올리는 등 충당금도 전년 동기 862억원보다 대폭 늘려 3393억원을 쌓았다”고 밝혔다.

조흥은행과 외환은행도 충당금적립전이익이 각각 3649억원과 256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0% 이상씩 증가했다. 그러나 쌍용과 현대에 발목이 잡혀 순이익은 조흥이 137억원, 외환도 882억원에 그쳤다.

한편 은행들의 ‘외형적’ 성장에도 불구, 1분기 실적이 과대포장됐다는 지적도 있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국민, 주택의 경우 합병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해 1분기 중 영업실적을 높이기 위해 전력을 쏟았다”고 말했다.

<이나연·이헌진기자>laros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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